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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30분, 이영진이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 도착했다. 먼저 Ordinary People 옷을 입었다. 블루 컬러의 매니쉬한 재킷과 다소 와이드한 팬츠, 화이트 셔츠다. 오후 2시, Ordinary People 포토월이 열렸다. 이영진이 포토월에 서자 수많은 카메라 셔터 소리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듯 요란스럽다. 잠시 후 '시크한 느낌', '보이시한 매력', '남자 배우 못지 않은 수트핏'이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진다. 오후 3시, Ordinary People 쇼가 끝났다. 백스테이지에서 디자이너와 나눈 인사가 마무리다. 다음 쇼는 오후 5시30분. Heich es Heich 포토월 시작이 5시부터니 그나마 숨돌릴 틈이 있다. 간단히 커피 한 잔의 진한 향기 속에 잠시 숨을 고른다. 오후 4시, 주차장으로 향한다. Heich es Heich 핑크빛 재킷과 블랙 팬츠 의상으로 갈아입을 시간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Ordinary People 의상에 맞춘 새 구두 탓에 발 뒤꿈치가 까졌다. 이미 벌겋게 변해가는 뒤꿈치를 살피는 이영진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기자의 멀쩡한 발까지 왠지 아픈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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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을 나서기 까지가 고난의 행군이다. 발이 많이 불편한듯 반창고를 뗐다 붙였다 하며 씨름한다. 하지만 밖으로 나오는 순간 상황은 확 바뀐다. 언제 그랬냐는 듯 걸음걸이가 180도 달라졌다. 여유로운 워킹. 쏟아지는 카메레 세례 속에 시크하면서도 옅은 미소도 잃지 않는다. 오랜 만에 만난 지인들에게는 허그를 날리며 우아하게 광장 탈출에 성공! 과연 모델의 캣워크란, 런웨이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대중 앞에 선 이영진, 그녀는 진정한 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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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이 빠듯하다. 참석해야 할 두개의 행사가 촘촘하게 붙어있다. 오후 6시30분 JKOO, 오후 8시30분 슈퍼콤마비 컬렉션이다. 시간 차가 별로 없어 홍길동처럼 뛰어다녀야 할 거란 귀띔. 기자도 덩달아 긴장된다. 정신 바짝 차리려고 미리 카페인을 흠뻑 섭취해뒀다. 혼잡이 극에 달하는 주말 오후. 얼핏 봐도 DDP 광장에는 전날에 비해 서너배 쯤 많은 인파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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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OO의 캐주얼한 의상을 갖춰 입은 이영진. 전날과 느낌이 사뭇 다르다. 기본 블랙 앤 화이트가 시크한 느낌을 전한다. 소매와 넥라인의 블루, 옐로우 컬러 블럭이 포인트로 들어가 캐주얼한 분위기도 연출한다. 선글라스까지 매치하니 더욱 감각적이다.
하지만 상봉은 찰나다. JKOO와의 인사를 위해 몰려드는 수많은 손님들. 이영진도 다음 스케줄을 위해 다시 주차장으로 향한다. 이제 다시 밴 안에서 더욱 캐주얼한 슈퍼콤마비 의상으로 갈아입을 차례. 후드가 달린 블랙 원피스에 루즈핏 블랙 스??셔츠를 매치했다. 스냅백까지 쓰니 가뜩이나 작은 얼굴이 더 쪼그맣게 보인다. 운동화 역시 올 블랙으로 통일했다. 자세히 보면 핸드폰 케이스도 블랙이다. 이영진, 그도 이테일이라고 불릴만 하다. 역시, 패션은 디테일인가... 불과 30분 만에 그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여인으로 확 바뀌었다.
서울패션위크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 이영진은 DDP에 그만의 비밀(?) 루트까지 꿰고 있을 만큼 지리에 훤했다. 자신을 향해 달려와 셔터를 누르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다. 그녀는 아무리 바빠도 결코 뛰지 않는다. 그저 우아함을 잃지 않는 날렵한 걸음으로 쓱쓱 빠르게 이동할 뿐이다. 슬립온을 신은 기자. 어느 새 그녀를 뒤쫓는 일이 벅차다. 숨이 차오른다. 그리고 느꼈다. 모델, 역시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구나….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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