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판 할 감독의 '칭찬 리더십'이 드디어 열매를 맺은 것일까. 지난 시즌 리그 7위에 그치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달라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를 마친 현재 맨유는 최근 4연승의 상승세를 타며 승점 59점을 기록, 리그 4위를 지키고 있다. 시즌 전 목표였던 톱4가 이제 가시적인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판 할 감독은 23일(한국 시각) 영국 방송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언제나 비판보다는 칭찬을 선호해왔다. 부정적인 태도보다는 긍정적인 칭찬이 좋은 결과를 낸다"라며 자신의 지도 방식을 소개했다. 미디어에 대한 불친절한 태도나 고집스런 외모와는 전혀 다른 설명이다.
이날 판 할 감독은 "내겐 내 선수들이 가진 여러 가지 단점이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선수들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찾길 요구한다"라며 "내 지적에 동의하기만 하고, 선수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발전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아약스,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네덜란드 대표팀 등에서 30여년간 지도자로 일해온 판 할 감독의 카리스마에 눌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 나이 63세의 판 할 감독은 "3-4일 전부터 경기를 준비할 때도 항상 선수들과 함께 의논한다"라며 "선수들이 내 전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때도 있다. 그 지적이 옳을 때는 즉각 내 생각을 수정한다"라고 개방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판 할 감독은 "경기 당일에는 말이 필요없다. 킥오프 전 '중요한 경기이니 퇴장만 당하지 마라' 같은 정도만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선수에게 맡긴다"라며 "선수 스스로 경기를 읽는 눈을 갖고, 동료들과 그 생각을 공유해야한다. 선수들 스스로 준비하고 느껴야할 부분"이라고 자신의 지도 철학을 설명했다.
올시즌 판 할 감독은 많은 비판에 시달렸다. 허술한 수비진과 역동적이지 못한 공격 전술, 부진한 성적, 3백 고집, 웨인 루니의 포지션 문제 등은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게리 네빌, 폴 스콜스 등 맨유 레전드들과의 사이도 썩 좋지 않았다. 알렉스 퍼거슨-데이비드 모예스 전 감독과의 지속적인 비교도 뒤따랐다.
하지만 이제 맨유는 애슐리 영, 크리스 스몰링, 안토니오 발렌시아 등 기존의 다소 활용도가 애매했던 선수들이 만개하는 가운데 안데르 에레라, 달레이 블린트 등 신예들이 적절히 어우러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어느덧 리그 톱4를 꾸준히 유지중인 맨유는 이날 리버풀을 격파하면서 5위와의 차이도 5점으로 벌렸다.
판 할은 최근 "맨유는 내 마지막 직장이다. 맨유에서 5년 정도 더 일하고 싶다"라는 소망을 드러냈다. 판 할의 '칭찬 리더십'이 맨유를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로 이끌 수 있을까.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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