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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팬 만난 슈틸리케호, 그 안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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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월드컵경기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의 성지다.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만난 한국은 연장 후반 안정환(은퇴)의 극적인 헤딩 골든골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 이후 대전은 A매치와 인연이 없었다. 2005년 7월 중국과의 동아시안컵(1대1 무)가 마지막이었다. 대전팬들이 10년만에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을 기회를 잡았다.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가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그 경기에 앞서 먼저 특별한 추억을 경험했다. 2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KFAN(한국축구팬)과 함께하는 오픈트레이닝데이'가 열렸다. 오픈트레이닝데이는 대한축구협회가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다. 대한축구협회가 펼치고 있는 팬퍼스트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지난해 9월 A매치를 앞두고 첫 선을 보였다.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전을 하루 앞두고 A대표팀의 공식 훈련 장면을 일반팬들에게 공개했다. 평소 공식 경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선수들의 다양한 모습과 슈틸리케 감독의 훈련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이 이어졌다.

10년만에 A대표팀이 온 만큼 대전팬들의 간절함은 더 컸다. 이미 학생표 일부를 제외하고 우즈베키스탄전 티켓 대부분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픈트레이닝데이에도 많은 팬들이 찾았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되는 공개 훈련을 지켜보기 위해 2시부터 팬들이 몰렸다. 평일 낮인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400여명의 팬들이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학생팬들을 중심으로 유치원생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했다. 선수단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의 함성이 높아졌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최고 스타는 역시 손흥민(레버쿠젠)이었다. 여학생팬들은 '손흥민♡', 'SON' 등 플래카드를 들고 소리를 질렀다. 공식 인터뷰를 위해 선 손흥민을 향해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손흥민이 훈련 도중 넘어지자 "다치면 안돼요", "힘내요" 등의 응원이 이어졌다. 손흥민은 "오랜만에 국내에서 하는 A매치이기 때문에 선수들 모두 승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대전은 처음 왔다. 그래서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드리고 싶다. 최선을 다해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꼭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전과의 특별한 인연을 공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002년 월드컵 당시 경기를 보기 위해 대전을 방문한 적이 있다"며 "대전에 다시 와서 기쁘다. 2002년 월드컵 때 대표팀을 향한 한국 국민들의 열기를 잊을 수 없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할테니 이번 경기에서도 그때와 같은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전 출생으로 대표팀 코치가 돼 고향으로 돌아온 박건하 코치는 "대전에서 태어나 초, 중, 고등학교를 대전에서 보냈다. 부모님, 형제들도 이곳에서 살고 계신다.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은 후 첫 A매치가 고향에서 열려서 기쁘다.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다"고 했다.

선수들은 팬들의 환호 속에 훈련에 더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전날 가볍게 회복훈련을 한 대표팀은 패싱게임 등으로 경기에 대비했다. 대표팀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을 받는 행운을 누린 축구팬 김현정(15·문화여중)양은 "어젯밤 꿈자리가 좋았다. 방과후 수업 선생님이 안와서 오픈트레이닝에 올 수 있었는데 유니폼까지 받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고, 대전에서 꼭 우즈벡을 꺾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