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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지소연의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3월 30일, 4월 3일 연거푸 영국 여자슈퍼리그(WSL) 첼시 레이디스의 리그 원정전이 있었다. 지소연은 3일 브리스톨 아카데미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쏘아올리며 4대0 대승을 거둔 직후,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90분 경기를 뛴 후 지칠 대로 지친 다리를 제대로 쭉 펴지도 못한 채 좁은 이코노미석을 타고 10시간여를 날아왔다. 4일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 후 곧바로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캐나다월드컵 출전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서류 제출을 위해 체력검사에 응했다. 검사 때문에 기내식은 물론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했다. 녹초가 된 채 파주NFC에 입소했다. 지소연의 에이전트인 이흥민 인스포코리아 팀장은 "병원에서 계단을 걸어올라가는 데도 힘들어했다. 허벅지가 당긴다며 잠시 쉬었다 올라가더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17년만에 안방에서 열리는 A매치를 앞두고 지소연은 이를 악물었다. 핑계를 대고 싶지 않았다. '국내 A매치'는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어온, 간절한 꿈이었다. A매치를 앞두고 "힘들지 않냐"고 묻자 지소연은 말했었다. "강행군이긴 하지만, 난 괜찮다. 17년만에 한국에서 하는 A매치, 눈물이 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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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감독은 후반 14분 '1994년생 막내 공격수' 이금민을 투입했다. 공격라인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후반 28분 이금민이 단독쇄도하며 작정하고 밀어넣은 슈팅이 골대 오른쪽으로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했지만, 한방이 부족했다. 윤 감독은 비장의 한수를 빼들었다. 후반 29분, 아껴둔 '최종병기' 지소연을 투입했다. 에이스의 등장에 그라운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미드필드에서 경기를 조율했고, 공간을 창출했고, 거침없이 슈팅을 날렸다. 그라운드에 선 지소연은 거짓말처럼 씩씩했다. 클래스를 입증하는 데는 채 20분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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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지소연을 만났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한국에서 17년만의 A매치는 축구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첫 A매치였던 만큼 꼭 뛰고 싶었다"고 했다. 8일 대전에서 펼쳐질 러시아와의 2차전, 진일보한 모습을 다짐했다. "오늘 이기긴 했지만, 패스 미스가 많았고, 선수들이 첫 A매치라 많이 긴장했다. 실수가 많았다. 리그만큼 보여주지 못했다. 2차전에서는 틀림없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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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에 들어서면서부터 골 욕심을 냈다. "욕심이 있었다. 상대가 지쳐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을 공략하겠다고 맘먹고 들어섰다"고 했다. '맘 먹으면 골을 넣는 선수, 승부를 결정짓는 선수' 지소연은 이날 러시아전에서 '왜 지메시인가'를 유감없이 증명해보였다. 최악의 컨디션에서 최고의 골을 쏘아올렸다. 한국 여자축구의 중심에는 A매치 73경기, 37호골에 빛나는 '지메시' 지소연이 있다.
인천=전영지, 이 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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