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터널을 통과한 것 같다."
kt 위즈가 11일 목동 넥센전에서 6대4로 승리, 천신만고 끝에 창단 첫 승을 거뒀다. 11연패의 긴 터널을 마침내 벗어난 것이다.
kt 조범현 감독은 창단 후 처음으로 1군 경기에서 선수들과 승리의 악수를 나눴다.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던 감독이지만, 이날만큼은 웃음과 격한 감정이 교차하는 듯 보였다.
조 감독은 "어두운 터널을 통과한 느낌이다. 첫 승이 너무 늦어져서 팬분들께 죄송하다"며 "오늘을 계기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나 팀으로 좋은 추억이고 의미있는 승리였다. kt의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라고 덧붙였다.
kt는 옥스프링의 빛나는 호투에다 타석에서의 놀라운 집중력으로 6-0으로 앞서가며 승리를 쉽게 확정짓는듯 보였다. 하지만 넥센은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9명의 타자가 나와 6안타를 몰아치며 4점을 따라붙었다. 마지막 타자인 임병욱을 삼진으로 잡은 후에 겨우 첫 승을 챙길 수 있었다.
마지막 상황에 대해 조 감독은 "선수들에게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신호였던 것 같다"며 "그동안 첫 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선수들의 의욕이 너무 앞섰던 것 같다. 이제 좀 더 편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며 "투타의 밸런스가 너무 좋았다. 평소 우리 타자들같지 않았다. 첫 승 보다는 올 시즌, 그리고 내년과 내후년을 위한 중장기적인 시스템을 잘 구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에서 어떤 느낌이 들었냐는 질문에는 "kt에서는 처음으로 느껴서 잘 모르겠다"고 웃으며 "자주 해야지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승리를 확정지은 후 kt 덕아웃 분위기는 마치 우승을 한듯 웃음이 넘쳤다. 외국인 선수들끼리 하이파이브를 나눴고, 김민재 코치는 "한국시리즈에도 많이 나섰지만, 그 때보다 더 떨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첫 승에 너무 기뻐하는 것 같아) 부끄럽다"라는 소리도 들렸지만 이 역시 웃음을 유발했다. 이대형도 "마치 우승을 한 것 같다"며 머쓱해 했지만, 그라운드를 나설 때 관중들이 '이대형'을 연호하자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kt 팬들은 '첫 승, kt 위즈의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라는 플랭카드를 내보이며 첫 승을 축하해줬고, kt 김영수 사장과 김진훈 단장은 덕아웃 뒤에서 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눈인사로 진한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kt 프런트는 임병욱을 삼진으로 잡은 공을 챙기며 kt의 첫 역사를 남겼다. 말 그대로 kt의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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