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가 2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나타난 변화가 강정호의 빅리그 적응을 증명한다.
강정호는 23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계속된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8번-유격수로 선발출전했다. 3경기 연속 선발출전한 강정호는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전날 4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타 분위기를 이어갔다. 시즌 타율은 1할7푼6리에서 2할1푼1리(19타수 4안타)로 올랐다.
1-0으로 앞선 2회말 무사 2,3루서 들어선 첫 타석부터 타점이 나왔다. 강정호는 상대 선발 제이슨 하멜의 5구째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81마일(약 130㎞)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뽑아냈다.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난 공이었지만, 정확히 배트에 맞히면서 타구를 외야로 보냈다.
4회 선두타자로 나서 같은 코스로 들어온 83마일(약 134㎞)짜리 원바운드되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강정호는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곤잘레스 저먼의 4구째 높은 94마일(약 151㎞)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후속타가 없어 득점은 실패.
2경기 연속 안타와 타점,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가 투구에 가슴을 맞는 부상으로 결장한 사이 기회를 잡는 모습이다. 또한 강정호는 논란이 된 레그킥 동작도 크게 수정을 가했다.
한국에서 뛸 때에도 자주 나온 모습이지만, 이젠 투스트라이크 이후엔 발을 거의 들지 않는다. 2회 첫 타석, 볼카운트 2B2S에서 왼발 스파이크 앞쪽 끝은 땅바닥에 댄 채로 발 뒤만 들었다. 최소한의 타이밍만 잡는 모습이었다. 나머지 타석도 마찬가지였다. 안타를 때려낸 마지막 타석에서도 볼카운트 1B2S에서 왼발 뒤쪽을 들었을 뿐이었다.
투스트라이크 이전에는 예전처럼 호쾌한 레그킥이 나왔다. 치기 좋은 공이다 싶으면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아주 작은 변화가 강정호를 강속구 투수가 넘치는 메이저리그에 적응시키고 있다.
한편,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활약에 힘입어 4대3으로 승리하며 연패에서 탈출했다. 4-2로 쫓긴 8회초 무사 만루에서는 강정호가 대타 데이빗 로스의 타구를 잡아 3루로 송구해 2루주자를 잡아내는 호수비가 나왔다. 보통의 경우라면 2루로 던져 병살타를 노렸겠지만, 타이밍상 힘든 상황에서 강정호는 선행주자를 막는 선택을 했다.
앞으로 넘어지며 어렵게 한 송구. 비록 1점을 내줬지만, 1사 1,3루가 1사 1,2루가 되면서 동점을 막는 수비가 됐다. 다음 타자 조나단 에레라가 깊숙한 플라이 타구를 날렸기에 강정호가 2루로 던졌다면, 희생플라이로 동점이 됐을 것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