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너무 힘들다"고 했다.
열흘 넘게 몸살기운이 가시지 않았다. 병원을 가고, 약을 먹었지만, 좀처럼 낫지 않았다. 연신 식은 땀을 흘렸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으니 더 낫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버텨야 한다"고 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2일 대구에서 열린 경기. 두산 선발 마야는 7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했다. 삼성 타선은 산발 5안타에 그쳤다. 볼넷은 단 하나도 없었다.
0-3으로 완전히 끌려가고 있었다. 두산은 많은 찬스를 얻었다. 6회 무사 1, 2루. 7, 8회 1사 3루의 찬스가 있었다. 그러나 삼성은 무실점으로 버텼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끝까지 추격의 의지를 표시했다. 6회 좌완 백정현을 투입해 급한 불을 껐다. 8회에도 심창민과 박근홍 등 필승계투조를 쓰면서 총력전을 펼쳤다.
물론 1일 필승계투조를 가동하지 않았던 삼성 입장에서는 여유가 있었다. 심창민이 7개, 원 박근홍이 11개의 공만을 던지면서 다음 게임까지 대비했다.
승부를 뒤집기는 불투명했던 상황이었다. 7회까지 100개가 넘는 투구수를 가지고 있었지만, 마야는 여전히 마운드에서 굳건했다. 완봉승의 페이스였다.
자칫 필승계투조를 쓰면서 헛심을 쓸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노선'이 확실했다. 끝까지 추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삼성은 두산에게 더 이상의 점수를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기회가 왔다. 8회 갑자기 마야가 난조를 보였다. 선두타자였던 대타 박찬도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박해민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무사 1, 2루의 기회. 이때 행운이 뒤따랐다. 마야가 갑자기 오른손 검지에 쥐가 나면서 교체됐다. 김강률이 나왔지만, 김상수의 1루수 앞 땅볼 타구에 왼발목이 다쳤다.
이때부터 삼성 타선은 폭발하기 시작했다. 진갑용의 중전안타와 나바로의 몸에 만든 볼. 최형우의 볼넷과 박석민 이승엽의 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5득점, 전세를 뒤집었다. 결국 5대3으로 대역전극을 만들었다.
삼성의 강력함이 드러나는 순간. 그 중심에는 끝까지 추격을 포기하지 않은 류중일 감독의 유효한 전술이 있었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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