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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무뢰한' 예상처럼 우울하다...그래도 이해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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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톺아보기'='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라는 순우리말.

'무뢰한' ★★★☆

감독 오승욱 / 주연 김남길 전도연 / 배급 CGV아트하우스 / 개봉 2015년 5월 27일

예상처럼 꽤 우울하다. 하드보일드 멜로라는 다소 국적불명의 장르를 들고나왔지만 이들의 사랑이 이해가 안되지는 않는다. 주인공 두캐릭터 모두 끝까지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하게 만들면서 연민까지 들게 한다. '칸의 여왕' 전도연의 연기는 말할 필요도 없다. 얼굴에 드러나는 그 섬세한 감정의 떨림까지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자연스러우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그의 대사 처리는 '무뢰한'에서도 그대로였다.

'해적:바다로 간 산적'에서 코믹연기로 변신했던 김남길이 다시 무거운 연기로 돌아왔지만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연기면에서 지금까지 많이 성장했고 앞으로도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칸이 왜 '무뢰한'을 주목해볼만하다고 말했는지 알 것 같다. 오승욱 감독이 신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했다는 것이 화면을 보면 느껴진다. 한국인의 정서가 아니라도 아련하게 느껴지는 이들의 사랑의 감정은 전세계 공통인가보다.

다만 상업영화에서 느껴지는 빠른 템포는 찾아보기 힘들어 자칫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다.

남성의 입장에서 보면 정재곤은 순정파 같고 김혜경은 한 곳에 마음을 정하지 못한 갈대 같다. 김혜경(전도연)에게 점점 빠져드는 정재곤(김남길)의 모습은 이해가 되지만 박준길(박성웅)과 정재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김혜경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베일에 가려진(?) 정재곤의 전처가 더 궁금해질 따름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