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안타 치기만 해봐라."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린 19일 부산 사직구장. 경기 전 롯데 자이언츠 덕아웃은 긴장된 분위기였다. 지난 주말 kt 위즈와의 원정 3연전을 싹쓸이해 기뻤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팀의 기둥인 손아섭과 황재균이 나란히 우측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했기 때문. KIA전을 앞두고도 두 사람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다행인 것은 두 사람 모두 큰 부상이 아니라는 것. 황재균의 경우 훈련을 해보고 상태 체크 후 출전을 결정하기로 했는데 다행히 경기 출전에 큰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황재균은 "찌릿한 느낌이 왔지만, 예전 햄스트링이 완전 파열될 때의 느낌은 아니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황재균은 3루땅볼을 친 후 1루까지 전력 질주하다 통증을 느꼈다.
정말 재밌었던 것은 프로야구 선수에게 코칭스태프가 "왜 이렇게 열심히 뛰느냐. 제발 열심히 좀 뛰지 마라"라고 얘기한 것. 이종운 감독과 김민호 수석코치 모두 열심히 뛴 황재균을 나무랐다. 김 코치는 "오늘 경기에서 내야안타를 만들면 혼날줄 알아라"라며 농담 섞인 으름장을 놨다. 황재균은 "열심히 뛰었다고 혼났고, 열심히 뛰지 말라고 하시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만큼 황재균이 팀에서 중요한 존재라는 것이 입증되는 장면. 프로 선수라면 모든 플레이 최선을 다해야 하는게 맞지만,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다치지 않으며 최선의 플레이를 해야한다는 것을 코칭스태프는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