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빅 이닝은 두산의 사소한 실책에서부터 시작됐다.
21일 잠실 삼성-두산전 3회.
0-0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 삼성은 에이스 피가로, 두산 역시 강력한 구위를 지닌 마야가 나섰다. 투수전에 예상됐던 경기.
3회 박해민이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다. 여기까지는 정상이었다.
박해민이 도루를 시도하는 찰나, 마야가 1루에 견제구를 뿌렸다. 당연히 아웃 타이밍. 그런데 1루수 김재환이 한 차례 더듬었다. 박해민의 빠른 발과 결합, 세이프라는 극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때부터 마야는 조금씩 흥분하기 시작했다. 김상수의 잘 맞은 공이 3루수 직선타가 됐다. 구자욱의 안타로 선취점, 그리고 박한이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삼성은 2-0으로 앞섰다. 그래도 아직까지 승부가 기울진 않았다. 최형우를 사실상 고의 4구로 채우고, 박석민과의 대결.
중심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박석민이 좌익수 방향으로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김현수가 따라갔다. 펜스 앞 순간적인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결국 글러브에 타구가 맞고 튀어나왔다. 3타점 적시타가 됐다. 이때부터 마야는 완전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박해민의 우선상 타구가 김재환의 글러브에 맞고 흘렀다. 김상수의 평범한 타구를 최주환이 놓쳤다. 하지만 실책은 단 하나도 기록되지 않았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두산 수비의 탄탄함이다. 코너 내야수 1루(김재환)와 3루(최주환)의 안정감이 떨어진다. 두산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선발야구로 뒷문의 허술함을 메우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자그마한 실책은 경기를 내줄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다. 뒷문이 약한 두산 입장에서는 수비는 강점으로 작용해야지, 단점으로 작용해서는 승산이 없다.
이날 두산은 3회에만 무려 9실점. 사실상 승부가 완전히 갈렸다. 마야의 다혈질적인 성격과 기복 심한 피칭은 역시 문제를 일으켰다. 그 시발점은 수비 실책이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