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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가 아까운 SK, 타선은 언제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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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라고 했다.

적시에 터지는 안타만큼 짜릿한 것은 없다. 답답한 타선은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SK 와이번스는 지난 31일 넥센 히어로즈전까지 최근 10경기에서 1승1무8패를 기록했다. 그 직전 선두까지 치고 올라갔던 기세가 금세 풀리며 6위로 떨어졌다. 이 기간 SK는 경기당 평균 2.4득점에 그쳤고, 팀타율은 2할1푼9리에 머물렀다. 이날 넥센전에서는 모처럼 타자들이 힘을 내며 10개의 안타를 때렸지만, 잔루가 10개에 이를 정도로 집중력은 보이지 않았다. 3회말 이명기의 솔로홈런과 9회말 조동화의 3루타와 김성현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한 게 SK 공격의 전부였다.

최근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수들은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 최근 10경기에서 선발승을 따낸 투수는 김광현 밖에 없다. 지난 27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이닝 6안타 무실점의 안정된 투구로 시즌 6승째를 따냈다. 당시 SK는 홈런 2개를 포함해 9개의 안타를 적시에 터뜨리며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하지만 나머지 경기에서는 좀처럼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SK는 지난 30일 넥센전까지 10경기 연속 한 자릿수 안타에 머물렀고, 이 기간 5득점 이상은 3번 밖에 없었다.

이렇게 본다면 투수들의 노고가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SK는 10개팀 가운데 선발과 불펜진에 걸쳐 가장 안정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밴와트와 윤희상이 부상에 돌아오면서 5인 로테이션이 확고하게 갖춰졌다. 밴와트는 31일 넥센전에서 6⅔이닝 동안 9안타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고, 윤희상은 전날 넥센전에서 5⅔이닝 6안타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패전을 안았다.

구원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 SK 구원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3.89로 10개팀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팀이 리드를 당하는 상황에서 필승조들의 활약이 부각될 수는 없다. 마무리 윤길현은 지난 19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12세이브를 올린 뒤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시즌 초와 달리 한층 안정된 구위를 뽐내고 있지만, 타선이 도와주지 않고 있다. 윤길현은 5월 10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중이다.

셋업맨 정우람도 마찬가지다. 지난 28일 롯데전에서 정 훈에게 홈런을 맞으며 2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완벽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올시즌 정우람은 27경기에 등판해 4경기에서 실점을 했을 뿐, 평균자책점 2.36에 10홀드를 올리며 강력한 불펜투수임을 입증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SK는 좀처럼 반격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타선은 사이클을 타기 마련이지만, SK는 5월 중순 이후 그 힘을 되살리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김강민이 복귀해 이명기-김강민의 강력한 테이블세터를 구축했지만, 중심타선의 파괴력과 짜임새가 떨어지니 득점력 역시 약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김용희 감독은 "이런저런 방법을 써봐도 안되는 게 타선이다.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며 답답한 심정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