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무덤덤할 줄 알았는데 그라운드를 돌때는 뭉클했다."
3일 포항 롯데전에서 KBO리그 최초 400홈런을 달성한 이승엽의 눈가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이승엽은 "지난주까지 타격감이 좋지 않았는데 어제부터 마음이 참편해졌다. 좋은 타구가 나올 것 같았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했다. 그냥 400개 홈런 중 하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참 의미있는 홈런이었고,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400홈런을 때리는 동안 기억에 남는 홈런들이 많았다. 첫홈런도 있었고, 시즌 56호 홈런도 있었고, 사상 최초로 50홈런을 넘겼던 1999년도 기억에 남는다"며 "하지만 오늘 이 400호 홈런은 또 의미가 다르다. 내 나이도 이제 마흔이다. 나이를 꽤 먹고 처음 세운 기록이다. 가치가 크다"라고 말했다. 400홈런 다음 여정은?
이승엽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450홈런까지는 더 도전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주위에서 '500홈런은 언급하지 않는 것이냐'라고 하자 "500홈런은 좀 무리일 것 같다. 힘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그리고 400홈런은 구단에 바치는 홈런이라고 생각한다. 21년간 선수생활을 하면서 늘 큰 사랑을 받았다.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포항에 오면 더 펄펄나는 이유에 대해선 "포항도 홈구장이다. 편한 라커룸도 있고, 무엇보다 포항 구장에 오면 마음이 참 편해진다"고 했다. 이날 이승엽은 아내 이송정씨, 부친 이춘광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시원스런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팀은 8대1 대승을 거뒀고, 선발 윤성환도 1실점 완투승을 했다. 더욱이 후배 최형우도 1000안타를 달성하는 등 이날밤 삼성야구단은 시종일관 축제였다. 포항=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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