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경주로 달군 조교사들, 추억의 레이스 승자는?

by

렛츠런파크서울 소속 조교사들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과천의 렛츠런파크서울에서 '추억의 레이스'에 나섰다. 이번 경주는 기수 출신 조교사들이 현역시절 기수복을 입고 직접 조련한 마필에 올라 경주로를 달리는 식으로 열렸다.

왕년의 기량이 세월의 무게에 눌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경주로에는 승부욕이 넘쳤다. 장내 아나운서로 이름을 날린 조정기 전 한국마사회 본부장이 현장 중계를 맡아 뚝섬경마장 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출발대가 열리자 백마인 '화랑도'에 기승한 최봉주 조교사(52·16조)가 경주를 주도했다. '가야산성'에 기승한 우창규 조교사(52·5조)가 추격했으나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자신의 현역시절 별명과 같은 이름의 '과천황태자'에 기승한 김효섭 조교사(49·31조)가 결승점을 50m 남기고 역주, 대역전극으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머리 차의 짜릿한 승부에 이날 렛츠런파크서울을 찾은 팬들의 환호를 불러 일으켰다.

김 조교사는 "말은 계속 가려고 하는데 내가 죽겠더라"고 웃으며 "남의 말을 타던 기수 때와 달리 내가 직접 훈련시킨 말에 올라 우승해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내가 지쳐서 못 따라잡을 것 같았는데, 말이 끌어서 우승을 차지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경주 뒤에는 현역 기수들이 선배인 조교사들에게 꽃다발을 증정하는 행사가 펼쳐지기도 했다. 조교사들은 이날 경주에 걸린 상금과 출전수당 전액을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한국마사회는 이들의 기부금에 매칭 펀드로 조성된 기금까지 총 1900만원을 렛츠런재단에 전달, 불우가정 장학금으로 집행토록 했다.

렛츠런파크서울은 내년부터 '추억의 레이스'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개최일도 팬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일요일로 옮기기로 했다. 김학신 렛츠런파크서울 본부장은 "'추억의 레이스'가 경마 관계자들의 자부심을 고양시키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