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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1의 그림자, 올 시즌 두 번째 '슈퍼위크'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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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은 두 다리 쭉 뻗고 기다렸다. FC서울은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충격 속에 그 날을 기다렸다.

4월 18일 두 팀의 운명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천당과 지옥이었다. 올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 수원이 안방에서 서울을 5대1로 대파했다. 사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스코어였다. 2000년대 이후 첫 4골차 승부였다. 16년 만의 최다골 차 타이를 기록했다. 수원은 서울의 LG시절인 1999년 3월 20일 슈퍼컵과 그 해 7월 21일 정규리그에서 각각 5대1, 4대0으로 완승했다.

'5대1의 환희'와 '1대5의 통곡'이 교차하고 있다. 올 시즌 두 번째 '슈퍼위크'가 밝았다. 무대를 서울로 옮긴다. K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인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가 27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다.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두 팀의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사이클이 다르다. FA컵에서 탈락한 수원은 오직 슈퍼매치를 향해 전진한다. 반면 서울은 24일 오후 7시 원정에서 K3리그의 화성FC와 FA컵 16강전을 치른다. 서울은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지만 온도 차는 분명 있다. 올 시즌 K리그도 어느덧 반환점이 목전이다. 슈퍼매치는 순위 싸움도 간과할 수 없다. 선두 전북(승점 36)이 한 발 앞선 가운데 2, 3위권의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수원과 서울도 그 속에 있다. 2위를 지키고 있는 수원의 승점은 29점이다. 지난달까지 10위였던 서울도 최근 상위권 다툼에 가세했다. 5위 서울의 승점은 26점이다. 두 팀의 승점 차는 3점에 불과하다. 사정권이다.

2개월 전의 상황과는 또 다르다. 서울이 '슬로 스타터'에서 벗어났다. 당시 박주영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그는 슈퍼매치에서 유일하게 해트트릭을 기록한 인물이다. 하지만 몸이 만들어 지지 않았다. 4월 4일 제주전에서 K리그 복귀전을 치른 후 14일 만에 슈퍼매치와 만났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박주영 몸상태가 썩 좋지 않아 크게 신경쓰고 있지 않다"고 했다. 정확한 분석이었다. 박주영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됐지만 존재감은 없었다. 슈퍼매치 후 박주영은 사라졌다. 무릎에 이상이 왔다. 심적으로도 부담을 지울 수 없었다.

FA컵을 포함해 4경기 연속 엔트리에서 제외된 그는 지난달 16일 돌아왔다. 박주영이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 볼키핑력과 움직임, 스피드가 전성기 시절에 육박했다. 슈팅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그는 복귀 후 2골-1도움을 기록했다.

불안했던 수비라인도 스리백으로 안정을 찾았다. 서울은 20일 전남전에서 0대2로 패하며 K리그 9경기 연속 무패(5승4무)가 막을 내렸지만 슈퍼매치를 통해 재반등을 노리고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1대5로 대패한 후 "오늘같은 슈퍼매치는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킬 차례다.

수원은 슈퍼매치 후 옥에 티가 있었다.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연패를 기록했다. 부상 선수들의 속출로 전력도 기복이 있었다. 그러나 위기 관리 능력은 뛰어났다.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 수원의 힘이다. 수원은 첫 슈퍼매치와 비교해 중원의 핵인 김은선이 없다. 오범석은 경고누적으로 서울전에 결장한다. 하지만 2경기 연속 2골을 터트린 산토스의 상승세가 매섭다. 정성룡도 골문을 지킨다.

슈퍼매치도 승점 3점 경기다. 하지만 팬들이 받아들이는 환희와 충격은 더 크다. 슈퍼매치가 미소와 눈물을 향해 다시 질주를 시작했다. 승부는 다시 원점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