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는 24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7대5로 승리했다. 타선이 초반부터 폭발한 덕분에 경기 종료까지 비교적 여유있는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특히 6-4로 쫓기던 8회초 2사 2루서 최 정이 오현택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2루타를 터뜨리며 1점을 도망간 것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최 정이 복귀한 뒤 가장 잘 때린 타구였다.
최 정은 지난 23일 1군에 올라 두산을 상대로 4타수 2안타를 친데 이어 이날도 5타수 2안타를 날리며 타격감을 뽐냈다. 하지만 타구의 질이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타격감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복귀전에서 터뜨린 2안타는 모두 빗맞은 것이었고, 이날 경기서도 2회에 친 것은 유격수 내야안타였다. 아직은 중심타자다운 타격감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조금씩 장타 감각을 회복해 가는 과정임을 보여준 장면이 있었다. 이날 첫 타석에서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스와잭을 상대로 초구 148㎞짜리 몸쪽 직구를 끌어당겨 큼지막한 파울 타구를 날렸다. 잠실구장 왼쪽 파울 폴대 밖으로 벗어나기는 했지만, 관중석 위 지붕을 때리는 대형 파울이었다. 8회초에 터뜨린 2루타도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힌 장타였다.
지금 두산은 장타가 필요하다. 최 정이 없는 동안 SK는 극심한 홈런 갈증과 득점권에서의 빈타에 시달려야 했다. 6월 들어 투타 밸런스가 무너진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타선이었다. 최 정의 복귀를 애타게 기다린 이유다. 일단 최 정의 존재감은 타선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심타선이 한층 묵직해지고, 전체적인 짜임새가 높아진다. 최 정이 3번에 포진하면서 4번 브라운, 5번 이재원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가 그 폭발력을 더 할 수 있다. SK가 기대하는 바다.
실제 최 정이 앞에 포진하면서 브라운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 전날 경기에서 4회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린 브라운은 이날 경기서도 1회 2사 2루서 스와잭의 140㎞짜리 커터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공교롭게도 최 정이 복귀한 직후 2경기 연속 대포를 쏘아올렸다. 유일하게 팀내에서 두자릿수 홈런(18개)을 기록중인 브라운의 방망이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김용희 감독은 "최 정이 가세하면서 브라운이나 이재원, 박정권 등 뒤에 있는 타자들도 영향을 받는다고 봐야 한다"면서 "지금 어떤 형태로든 안타가 나오고 있는 것은 본인에게도 고무적인 것이다. 몇 경기 더 치르면 감각이 돌아오지 않겠는가"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SK 타선은 최 정이 살아나야 덩달아 힘을 받는다. 약 4주간의 공백 동안 본인이 느낀 바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SK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다. SK 내야진은 최 정이 돌아오기 직전 실책과 느슨한 플레이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너무나 많이 줬다. 최 정이 3루에 합류하면서 내야 수비가 한층 안정감이 넘쳐 보인다. 이날도 최 정은 몇 차례 까다로운 타구를 매끄럽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 정이 살아나야 SK가 더욱 탄력을 받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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