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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감독, 김강민 6번 카드 적중 5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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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K 와이번스 주전 가운데 선발 출전하지 않는 야수가 한 명 있다. 박정권이다. 박정권은 지난 23일 두산 베어스전서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선 이후 24일에 이어 25일 두산전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부상이 있다거나 다른 선수들에게 밀린 것이 아니라 단순히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이다. 김용희 감독이 심신을 추스를 시간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은 타선을 짜는데 있어 고민이 많다. 박정권의 타순은 5번 또는 6번. 중심타자가 한 명 없으니 다른 타자를 대체 요원으로 끌어다 써야 한다.

그나마 최 정이 돌아와 3번 최 정, 4번 브라운, 5번 이재원으로 중심타선을 꾸리고 있지만, 김 감독이 중시하는 2번과 6번 자리가 영 매끄럽지 않다. 부상에서 돌아온 김강민을 2번 타순에 넣는 게 김 감독의 당초 구상이지만, 요즘은 다른 타순을 들고 나간다. 2번에는 작전수행 측면에서 발빠르고 정교한 타자를 기용하는 대신 6번 자리에 김강민을 배치하고 있다.

김강민은 24일에 이어 25일 잠실 경기에서도 6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했다. 김 감독은 경기전 "지금은 2번에는 작전수행을 잘 할 수 있는 선수를 넣고, 하위타선에서 해결해 줄 선수가 필요한데 6번에 김강민을 기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심타선에서 달아오른 공격의 흐름을 김강민 타순에서 폭발시키는 방식을 기대하는 것이다. 요즘 김강민의 타격감이라면 충분히 믿어볼만 하다는게 김 감독의 생각이었다.

24일 5타수 2안타를 친 김강민은 이날도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팀승리를 이끌었다. 김강민은 0-1로 뒤지고 있던 4회초 2사 1,2루서 스리런홈런을 터뜨리며 전세를 뒤집었다. 두산 왼손 선발 진야곱을 상대로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133㎞짜리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비거리 130m짜리 대형 아치. 지난 1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2호 홈런을 친 이후 8일만에 짜릿한 타격을 뽐냈다. 진야곱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던 SK 타선은 김강민의 홈런을 계기로 흐름을 빼앗아왔다.

김강민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두산이 6회말 2점을 만회, 2점차로 추격하자 7회초 다시 한 번 결정타를 날렸다. 2사 1,2루서 이재원의 2루타로 6-3. 계속된 2사 2,3루서 김강민은 두산 투수 김명성의 131㎞짜리 변화구를 받아쳐 중견수쪽으로 흐르는 깨끗한 적시타를 날리며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4타수 2안타 5타점. 김강민은 지난달 30일 복귀 후 가장 빛나는 타격감을 과시했다. 김용희 감독의 '6번 김강민' 카드는 이틀 연속 빛을 발했다. 경기 후 김강민은 "투수들이 힘든 중에도 열심히 던져줬다. 야수들도 비를 맞으면서도 열심히 뛰더라. 힘들어도 마지막까지 뛰어준 선수들이 대단하고 고맙다"면서 "그로 인해 내가 중간에 빠졌는데도 MVP를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