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껏 잡았는데….'
5일 잠실 두산과 넥센전에서 다소 보기드문 장면이 나왔다. 넥센은 3회초 무사 1,2루에서 고종욱이 친 2루수 파울플라이 때 두 주자들이 태그업으로 각각 3루와 2루에 도달한 것. 내야수 파울플라이 아웃에 한루씩 더 간다는 것은 분명 희귀한 일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두산 수비진의 아쉬운 위치 선정이 담겨 있었다.
두산은 2루수 고영민과 1루수 로메로가 고종욱의 타구를 잡기 위해 동시에 달려갔다. 1루측 불펜 뒤에 툭 튀어나온 익사이팅존으로 넘어가는 공을 고영민이 가까스로 걷어낼 때까지만 해도 호수비 그 자체였다. 하지만 여기서 유격수 김재호가 1루와 2루 사이에 있었고 3루수 허경민도 2루측으로 다소 치우치게 위치를 잡았던 것. 이를 간파한 넥센 1,2루 주자 박동원과 김하성은 잽싸게 내달렸다. 고영민이 뜬 공을 잡은 후 힘차게 김재호에게 뿌렸지만 이미 김하성은 3루에 거의 다 도달했고, 박동원은 비어있는 2루에 여유 있게 들어갔다.
넥센은 고종욱이 번트에 실패한 후 강공으로 전환한 것인데 결국은 똑같은 결과를 달성한 것이다. 두산 선발 허준혁은 다음 타자인 스나이더를 뚝 떨어지는 123㎞짜리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며 위기를 스스로 벗어나는듯 했지만 3번 타자 윤석민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 했다. 이전 경기까지 올 시즌 3경기에 나와 2승에 19이닝 1실점에 불과하며 호투를 하던 허준혁을 도와주지 못한 두산의 수비 실수였다.
잠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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