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가 사실상 승부처였다.
25일 창원에서 열린 NC와 두산전. 전날 9대3으로 완승을 거둔 두산. 이날 경기 초반 팽팽한 접전이었다. 양팀 선발 이재학(NC)과 진야곱(두산)은 3회까지 1점을 내줬지만,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NC 입장에서는 전날 패배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이 다소 있었다. 4회 선두타자 테임즈가 균열을 일으켰다.
중전안타로 출루. 이호준이 3루수 앞 땅볼을 쳤다. 테임즈는 전력 질주, 2루에 안착했다. 이때 두산 3루수 허경민의 수비 위치가 애매했다. 3루에서 많이 떨어져 있었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테임즈는 허경민이 1루에 송구하는 순간, 곧바로 3루로 스타트를 끊었다. 세이프.
1사 3루 상황이 됐다. 테임즈의 빠른 판단이 NC가 역전할 수 있는 황금찬스를 제공했다. 이종욱의 2루수 앞 땅볼 타구가 다소 빨랐다. 테임즈는 곧바로 홈으로 전력질주. 두산 2루수 오재원은 순간적으로 판단, 홈에 공을 뿌렸다.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원 바운드 송구가 됐다. 테임즈는 그대로 홈을 가로막고 있는 양의지의 다리을 뚫고 들어가는 벤트 레그 슬라이딩을 했다. 매우 기술적이인 베이스 러닝이었다. 홈으로 쇄도할 경우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포수가 다리로 홈을 막고 있는 경우, 종종 걸리는 경우가 많다. 부상 위험도 더 크다. 결국 테임즈의 빠른 발이 1점을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1사 1루의 찬스를 이어가게 만들었다.
'나비 효과'가 됐다. 역전에 성공한 NC는 기세가 올랐다. 지석훈의 타구는 평범한 유격수 앞 땅볼. 하지만 1루 주자 이종욱이 도루를 하면서 유격수 김재호가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는 상황과 맞물렸다. 결국 깨끗한 좌전 안타가 됐다.
후속타자 손시헌이 좌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3루타로 또 다시 2득점. 여기에 김태군의 우익수 희생플라이가 이어졌다. 결국 NC는 테임즈의 발야구를 기폭제로 대거 4득점, 5-1로 앞서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두산은 맹렬히 추격했다. 김현수와 오재일의 투런홈런이 터지면서 추격전을 개시했다. 그러나 NC 역시 나성범의 투런홈런으로 도망갔다.
결국 미묘한 승부처에서 테임즈의 빠른 판단에 의한 발야구로 역전 점수를 뽑은 것이 NC가 전날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강력한 원동력이 됐다. 결국 NC는 8대5로 승리했다. 테임즈의 발야구가 사실상 승부를 가른 날이었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