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아, 부담 되더냐?"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리기 전인 30일 부산 사직구장. LG는 하루 전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롯데에 2대3으로 패하고 말았다. 양상문 감독은 이날 경기 나성용을 4번타자로 선발 출전 시키며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나성용은 삼진 3개를 당하고 경기 후반 대타 서상우와 교체되고 말았다.
대게 붙박이 4번타자가 아닌 선수들이 4번타자로 나서는 기회를 얻게되면 긴장하기 마련. 뭔가 확실히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이 너무 많이 들어 몸에 힘도 많이 들어가고 공을 맞히기 힘든 경우가 있다고 한다. 특히,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은 더 그렇다. 롯데 선발 조쉬 린드블럼의 공도 분명히 좋았지만, 나성용이 너무 서두르는 모습도 분명히 포착됐다.
LG 양상문 감독은 "선수들이 타석에 들어서면 타순 같은 걸 생각할 겨를이 있겠나. 그냥 공 보고 공 치기인데 부담을 가질 여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선수들은 4번에 들어가면 조금 그런 느낌을 갖는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이어 훈련을 마치고 들어가던 나성용을 불러 세웠다. 양 감독은 "4번 들어가니까 부담 되더나"라고 물었다. 나성용이 씩씩한 목소리로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양 감독이 "그런데 왜 그렇게 못쳤나. 린드블럼의 공이 좋았나"라고 했다. 나성용은 이에 우물쭈물하다 "공이 조금 좋긴 좋았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더니 냉큼 "다음에 만약 4번에 들어가면 잘 치겠습니다"라고 답하고 자리를 떠났다.
누구나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그렇게 경험을 쌓아가며 어린 선수들이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물론, 무조건 적인 기회가 계속 주어질 수는 없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살리는 선수가 스타가 된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