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면 무조건 뺀다."
서울 SK 나이츠의 차기 시즌 성패, 야심차게 영입한 이승준-동준 형제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에 확 띄지는 않았지만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최부경의 공백을 두 사람이 메우지 못한다면 SK 농구의 끈끈함은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 궂은 일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두 사람이기에 걱정의 시선이 크다. 하지만 희망도 보인다. '선수' 만드는데 도가 튼 문경은 감독과 전희철 코치가 작심하고 두 형제를 지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어바인 전지훈련에서 이승준-동준 형제는 새로 태어나고 있다. 전희철 코치에게 처음 제대로 된 농구를 배운다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 말인 즉슨, 두 사람이 프로 선수라고 하기에는 정말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 코치는 "우리가 처음 김민수를 봤을 때, 기본기가 정말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김민수는 괜찮은 수준이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지역방어를 하면 이승준-동준 형제도 어떤 상황에서 어디로 가야하는지 정도는 안다. 문제는 그 다음 세밀한 플레이다. 예를 들어 2-3 지역방어 밑선 사이드에 있었다. 사이드 3점 라인에 있는 상대 선수에 공이 가면 그 선수의 슛을 막기 위해 따라간다. 이 때 중요한게 발의 위치. 이 선수가 슛 페이크를 하고, 엔드라인을 따라 돌파를 하면 찬스를 내주기 쉽다. 이를 막기 위해 상대가 엔드라인 쪽으로 파고드는 것을 막는 스탠스로 수비 자세를 취해야 한다. 두 형제는 이런 세밀한 플레이에 익숙지 않았다고 한다. 열심히 뛰어가 선수를 막는 것 까지는 되는데, 거기서 그 다음 플레이까지 생각하는게 힘들었다. 하지만 전 코치의 지도 아래 조금씩 변하고 있다. 작은 차이에 자신들의 플레이가 달라지자 농구가 재밌을 수밖에 없다.
문 감독 역시 이승준-동준 개조에 적극적이다. 김민수를 수준급 포워드로 성장시킨 경험으로 자신있다고 했다. 문 감독은 "김민수에게 처음 얘기한 건 별다른게 아니었다. '절대 밖에서 슛 쏘지마라', '안에서 나오는 공만 잡아 슛을 던져라', '5분 이상 뛸 생각마라. 넌 어차피 체력 안되지 않느냐'라고 주입시켰다. 자신의 현실을 인지시키는게 중요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발전시켜 나갔다. 이름값으로만 하는 농구는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고 했다. 문 감독은 "이승준-동준도 마찬가지다. 이승준은 경기 하다 박수를 많이 치면 빼야하는 타이밍이다. 이동준은 정신없이 고개 흔들며 뛰면 그 때 빼면 된다. 선수가 코트에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면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게맞다. 그래야 열심히 한 다른 선수들이 불만을 갖지 않는다. 그런 걸 찾는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준-동준 형제는 수려한 외모와 운동 능력으로 그동안 스타 대접을 받아왔다. 하지만 SK에서는 농구로 스타가 돼야 한다. 인지도에 비해 플레이 내용에서는 조금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두 사람. 문 감독과 전 코치의 지도 아래 어떻게 변신할지 기대가 된다.
어바인(미국 캘리포니아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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