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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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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슈틸리케 감독은 1순위가 아니었다. 이 위원장은 처음부터 "남미나 동유럽 감독은 배제했다. 서유럽 출신으로 찾기로 했다"고 했다. 알려진대로 첫 대상자는 베르트 판마르바이크 전 네덜란드 감독이었다. 이 위원장은 "돈, 체류기간 등 복합적인 문제가 이어졌다. 협상 마감임박 시간이 다가왔는데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 그래서 과감히 협상을 결렬시켰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독일 출신 감독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주변의 추천 등으로 후보군을 추렸다. 여기에는 구자철 박주호를 마인츠에서 지도했던 토마스 투헬 현 도르트문트 감독도 포함돼 있었다. 이 위원장은 "런던에서 시차를 두고 여러명과 미팅을 하기로 했다. 그 중에는 오지 않은 사람도 있다. 자연스럽게 온 사람들 중 가장 만족스러운 사람을 선택했다"고 했다. 그게 슈틸리케 감독이었다. 이 위원장은 "첫 인상은 전형적인 독일 할아버지였다"고 웃었다. 후문에 의하면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슈틸리케 감독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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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의 우승보다는 꾸준히 16강에 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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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꿈꾸는 시스템은 어쩌다 한번의 우승이 아닌 꾸준히 월드컵 16강 이상에 오를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다. 구체적 롤모델은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유럽 3개국이다. 이들은 모두 한 차례 위기를 겪은 뒤 부활에 성공했다. 프랑스는 1994년 미국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독일은 유로2000 대회 조별리그에서 조기 탈락했다. 벨기에도 2000년대 초반 위기를 겪다가 최근 전성 시대를 다시 맞았다. 이 위원장은 "이들 3개국은 위기를 맞은 후 특정 감독과 선수가 아닌 시스템 변화로 해법을 찾았다"고 했다. 그 결과 프랑스, 독일, 벨기에는 꾸준히 좋은 선수들을 배출하며 다시금 축구 강국의 위치에 섰다. 이 위원장은 "한 선수가 아니라 꾸준히 선수를 배출하는 축구가 무엇인지 공부하고 있다. 그런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한-일월드컵 당시에는 엄청난 성적 압박이 이 위원장을 괴롭혔다. 대회 후 병원관계자들이 놀랄 정도로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지금은 한결 편해진 이 위원장이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큰 그림에 집중하고 있다. '마지막 봉사'라는 말을 강조한 이 위원장의 행보에 한국축구의 미래가 걸려있다.
우한(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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