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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루키 김민우, '진짜' 선발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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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하게 싸워야 한다."

한화 이글스는 젊은 팀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기존의 주전 선수들 외에 올해 투수 및 야수진에서 새 얼굴들이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 야수 쪽에서는 강경학과 주현상, 송주호, 장운호, 신성현같은 인물들이 경기에 나와 파이팅을 펼치고 있다. 아직 숙성되지 않은 탓에 의욕에 비해 실력은 떨어진다. 하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만큼 내년 이후가 더 기대되는 게 사실이다.

투수 쪽에서도 그런 인물들이 있다. 김민우와 김범수, 박한길 등 젊은 투수들이 그 주역들. 이 중에서 가장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게 바로 김민우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처음으로 등판한 경기에서 덜컥 4⅔이닝 노히터를 기록했다. 지난 7월25일 대전 삼성전이었다. 비록 승리를 거두진 못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데뷔전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강렬한 데뷔전이 결과적으로 김민우에게는 독이 되고 말았다. 이후 나온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첫 선발 등판 때보다 못던졌다. 7월30일 잠실 두산전 때는 3⅔이닝 만에 5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그나마 이건 양호한 결과였다. 4일 인천 SK전 때는 불과 1이닝만에 2안타 2볼넷으로 1실점한 뒤 강판됐다. 2회말 선두타자 브라운에게 2루타를 내준 뒤 곧바로 교체됐다. 지나치게 이른 교체가 아니냐는 걱정도 있었지만, 김성근 감독으로서는 빠른 결정을 내릴만 했다. 이날 김민우의 구위와 제구력은 전과 같지 않았다. 147㎞까지 나왔던 최고구속은 142~143㎞정도로 뚝 떨어졌고, 제구력은 들쭉날쭉했다.

이 두 번의 실패를 지켜본 김 감독은 당분간 김민우를 선발에서 뺀 채 다시 가르치겠다고 선언했다. 김 감독은 "첫 등판에서 잘 한 게 오히려 안좋은 영향을 준게 아닌가 한다"면서 "지금은 다시 배워야 한다. 마운드에서 어떤 절실함같은 게 없는 것 같다. 그냥 쉽게 던진다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김민우는 선발 로테이션에서는 잠시 빠지게 된다. 하지만 이건 일시적인 조치다. 어차피 팀 사정상 길게 빠질 수도 없다. 외국인 선수 로저스가 합류했지만, 동시에 탈보트가 1군 엔트리에서 빠지는 바람에 선발 요원이 또 부족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결국 김민우는 한 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거른 뒤 다시 선발 기회를 얻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발로 등판하는 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선발로 나왔을 때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투수가 돼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사실 김민우는 김 감독이 올해 초 스프링캠프 때부터 공을 들였던 '차세대 선발감'이다. 그래서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건 김민우가 이 시험무대를 넘어설 수 있다면 팀을 대표할 만한 대형 선발로 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가장 필요한 건 구속이나 제구력 보다 마음가짐이다. 벼랑끝에 서 있는 듯한 절실함. 김 감독이 진실로 김민우에게 원하는 자세다. 그걸 갖춰야 '진짜 선발'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