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는 죄다.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치르는게 맞다. 하지만 사람 1명을 파렴치한으로 몰아가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일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
걱정이 현실이 됐다. 경찰은 8일 프로농구 선수 불법 스포츠 도박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총 11명 현역 선수의 혐의가 입증됐다. 충격이었다. 프로농구 최고 인기스타인 김선형(SK) 오세근(KGC) 등의 이름이 포함됐다.
특히, 김선형은 농구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김선형이 조사를 받게 됐다는 언론 보도가 흘러나왔다. 이 순간부터 김선형은 대역죄인이 돼버렸다. 물론, 프로농구 최고의 인기스타가 불미스러운 일에 연관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팬들이 느끼는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수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부터 김선형이 마치 승부조작을 하고, 엄청난 액수의 도박을 한 것처럼 일찌감치 낙인찍히는 것도 문제는 있었다. 프로선수로서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이 입혀졌다.
수사 결과 죄는 분명 있었다. 2011년 프로에 데뷔하기 전, 대학 재학 시절 불법 인터넷 도박에 손을 댔다. 당시 중앙대 농구부 선수들이 대부분 함께 도박을 했다.
김선형은 총 50여차례 불법 베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굉장히 횟수가 많아보인다. 그런데 이 50차례 베팅을 하는 동안 김선형이 건 돈 총액은 70만원이다. 게임당 1~2만원 정도의 소액 베팅이었다. 그리고 프로에 와서는 불법 도박을 하지 않았고, 혐의로도 입증된 것이 없다. 경찰도 "김선형의 경우 대학 때 혐의만으로 입건한 것"이라고 확인해줬다.
참 어려운 문제다. 일단 혐의가 입증된 김선형을 옹호하자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액수를 봤을 때 천인공노할 죄라고 말하기에도 힘들다. 그게 이렇게 큰 죄로 돌아올지 몰랐던 철없던 대학 시절의 실수라고 봐줄 수도 있다. 50여차례의 베팅을 상습으로 보는 시각도 있겠지만, 프로에 입단해서는 도박을 한 정황이 아예 없기에 상습이라고 하기 힘들다. 경찰 역시 11명의 현역 선수 중 4명이 상습 범죄라고 단정했는데, 이는 프로에 와서도 많은 돈을 베팅한 선수들에 해당한다. 그 4명에 김선형은 포함되지 않는다.
대학시절 70만원의 불법 베팅. 우리는 김선형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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