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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 찾아간 서건창 "(201안타) 한계, 누구도 사람 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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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서건창(26)은 2014시즌 KBO리그 '최고의 별'이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누구도 밟아보지 못했던 한 시즌 200안타(201안타) 고지를 넘었다. 타율 3할7푼, 48도루까지 기록, 2008년 육성선수로 시작해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정규시즌 MVP로 뽑혔다.

서건창은 올해 더 많은 걸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지난 4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경기 도중 고영민(두산)과 1루 베이스 부근에서 충돌, 오른 무릎 후방 십자인대를 다쳤다. 부분 파열로 3개월 진단이 나왔다. 서건창은 재활 치료 및 훈련에 매진, 2개월만인 지난 6월 13일 1군 엔트리에 올라왔다. 그리고 3개월여가 흐른 17일 현재 서건창은 타율 3할, 79안타 33타점 6도루를 기록 중이다.

서건창을 16일 목동구장에서 만났다. 그의 별명은 '서교수'다. 언제나 진지하고 차분하게 말한다.

서건창은 "아직 가장 좋았을 때 모습은 아니다. 당장 그렇게 되는 건 아니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면 다시 그런 모습으로 돌아갈 거라고 본다"고 했다.

그럼 서건창은 201안타를 쳤던 지난해 경기력이 자신의 정점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는 단호했다. "한계를 두고 싶지 않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 지 모른다. 미리 그걸 정해놓고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 누구도 그걸 예측할 수 없다. 내가 마음 속으로 갖고 있는 이상적인 건 있다. 그걸 위해 노력하는 것 뿐이다."

요즘 서건창의 타격 자세는 지난해 '안타 제조기'로 밥먹듯 안타를 쳤을 때와 비슷해졌다. 타석에서 배트의 출발 지점이 몸에 딱 붙어 있어 짧고 간결하게 돌릴 수 있다. 그는 전문가들의 그런 논평에 이렇게 화답했다. "타격 쪽은 아직 시즌 중이라 이렇다 저렇다 말할 게 아니다. 분명한 건 나만 알고 있는 느낌이란 게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보시는 분들이 쉽게 단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느낌은 나만 안다."

서건창은 부상 복귀 이후 7월 월간 타율이 2할1푼7리로 저조했다. 하지만 8월 월간 타율 4할2리, 9월 월간 타율 3할을 기록하면서 까먹었던 걸 전부 만회했다. 그럼 지금 서건창은 좋은 느낌일까. 그는 "매번 똑같은 생각을 한다. 좋을 때 더 조심해야 한다. 안 좋을 때도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중간으로 가는게 가장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서건창의 2015시즌을 돌아보면서 부상 얘기를 빠트릴 수 없다. 그는 "하늘이 한 걸 어떻게 하겠나. 경기 중 일어난 일이다. 처음에 속상했지만 지금은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건창은 다친 이후 충돌 당사자였던 고영민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한다. 그는 "내가 반대 입장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수 사이에 감정이 상할 일은 아니었다. 혼자 속상하고 넘겼다"고 했다.

그는 아직 오른 무릎 상태가 100%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주루 플레이를 부상 전 처럼 못하고 있다. 서건창은 "아직 내가 할 수 있는 야구를 못하고 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즌이다. 그래서 더욱 포스트시즌이 욕심이 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다. 플레이오프 타율 1할8푼8리, 한국시리즈 타율 1할7푼4리였다. 서건창은 "정말 지난해 가을야구 때는 팀에 도움이 안 됐다. 마음 먹은 대로 안 됐다. 그래서 더 많이 배웠다. 너무 잘 하려고 했다. 올해는 조심스럽지만 그냥 마음 비우고 하고 싶다. 그러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