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경기엔 매번 외부손님이 온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꼼꼼히 메모하고 경기장면을 일일이 담는 그들의 모습은 넥센의 일상이 됐다. 23일 SK전도 목동구장엔 시애틀 1명, 샌디에이고 1명, 필라델피아 2명 등 4명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왔다. 24일 경기에는 한술 더 떠 이들 외에 일본프로야구 세이부와 소프트뱅크도 스카우트를 파견한다. 평가원을 앞에 두고 평정심을 유지, 제실력을 발휘하는 것은 쉽지 않다.
흔히 말하는 '스타 기질'이란 게 있다. 대중 앞에 서는 스타나 운동 선수들은 늘 긴장과 스트레스, 중압감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다. 큰 무대, 큰 경기, 주목받는 경기에 더 강한 이들이 있다. 압박을 받으면 더욱 집중력을 발휘한다. 박병호의 방망이는 중요 시기가 착착 다가오는 시즌 막판에도 여전히 뜨겁다. 치열한 순위다툼을 하고 있는 넥센은 박병호가 든든하고, 미국에서 온 손님들은 몸값 측정에 여념이 없다.
메이저리그는 직접 박병호를 잡기위해, 일본쪽에선 '박병호는 당연히 미국으로 가겠지만 혹시 모르니' 하는 마음으로 지켜본다. 일본 스카우트들은 데이터 축적, 한국에서 뛰는 다른 외국인 선수 체크가 우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호는 23일 이들 앞에서 첫타석부터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1회 1사 2,3루에서 좌익선상 2루타를 터뜨렸다. 박병호는 드디어 시즌 140타점을 밟았다. 타점은 타자의 역량을 가늠하는 첫번째 그룻이다. 140타점은 언제, 어느 타선에서든 점수를 만들어낼 능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올시즌 박병호는 홈런 뿐만 아니라 타점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4년 연속 100타점은 타이론 우즈(1998-2001, OB·두산) 이후 두번째이고, 국내 선수로선 처음이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한시즌 최다타점(2003년 144타점)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9경기가 남았는데 박병호의 현재 추세라면 산술적으로 149타점이 가능하다. 몰아친다면 사상 첫 150타점 돌파도 꿈은 아니다.
지난해 강정호(피츠버그)가 '40홈런 유격수'로 자신의 가치를 함축시킨 것처럼 박병호는 '3할5푼, 50홈런-150타점'이라는 어마어마한 명함을 들고 미국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목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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