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희-이정현과 상관없이 커야 한다!
안양 KGC가 개막 4연패를 당하더니 기분 좋은 2연승을 달렸다. KGC는 2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 나이츠전에서 76대62로 승리하며 26일 원주 동부 프로미전 승리의 상승세를 이었다.
이날 경기 여러 선수들이 잘해줬지만, 특히 눈길을 끌었던 선수들이 가드 라인의 김윤태와 김기윤. 김윤태는 SK전 13득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고, 김기윤은 11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동부전 첫 승 역시 두 사람의 활약 속에 만들어졌다. 김윤태가 당시 7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고 김기윤은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15득점을 쓸어담았다.
KGC는 시즌 개막 후 열세가 예상됐었다. 박찬희-이정현의 앞선 2명이 국가대표팀에 차출됐기 때문. 양희종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뛸 수 있는 라인업 중 토종 차-포를 떼고 경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개막 후 4경기 잘싸우다가도 아쉽게 패하는 경기가 많았다. 결국 앞선에서 경기를 풀어갈 선수가 없었던 탓이다. 하지만 가드 라인이 안정외 되자 이기는 경기가 나온다.
김윤태는 벌써 4년차가 된 만년 유망주다. 제물포고-동국대 시절 팀을 혼자 이끌다시피한 대단한 스코어러였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달랐다. 혼자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부족했다. 항상 애매했다. 공격력이 좋긴 해도, 혼자 풀어나갈 능력은 안됐고 그렇다고 수비가 그렇게 훌륭하지도 않았다. 2년차 김기윤은 연세대 선배 김태술(KCC)를 연상케 한다. 잘생기고 농구를 예쁘게 하는데, 문제는 수비였다. 대인방어, 지역방어 모두에서 데뷔 첫 해 약점을 드러내 중용받지 못했다.
하지만 엉겁결에 두 사람이 자신감을 얻고 있다. 시즌 초반 어쩔 수 없이 주전으로 풀타임을 소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경기를 뛰면 뛸 수록 점점 나아지는 모습. 중요한 건, 국가대표 멤버들이 돌아와 출전 시간이 준다 해도, 지금의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김윤태와 김기윤은 박찬희와 이정현이 갖지 못한 다른 스타일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기에, 충분히 이들이 돌아와도 시즌 내내 중용될 수 있다. 박찬희가 수비와 속공을 주무기로 하는 가드라면 김윤태는 돌파가 좋고, 클러치 능력이 있다. 김기윤은 경기를 풀어내는 능력이 돋보이고 3점포도 정확하다. 이 세 사람이 서로 부족한 부분들을 메워주며 시너지 효과를 내면 KGC의 가드 라인은 매우 강력해질 수 있다. 긴 시즌, KGC의 큰 무기가 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