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피말리는 순위 싸움, 감독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실 두산 베어스는 올시즌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 SK 와이번스와 함께 3강으로 꼽혀 우승에 도전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두터운 선수층, 풍부한 경험, 안정적인 전력 보강 등 장기 레이스를 끌고갈 수 있는 힘을 지녔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두산은 전반기 동안 1~3위를 꾸준히 유지하며 안정적인 레이스를 이어갔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부상자가 나오고 마운드가 허물어지면서 순위가 하락하기 시작, 8월초부터 3위 아래로 밀려났다. 두산이 2위를 지킨 것은 8월 2일이 마지막이었다. 9월 들어서도 고전하던 두산은 지난 20~24일 4연승을 달린 덕분에 지금은 넥센 히어로즈와 치열한 3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김태형 감독은 1일 인천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한 시즌 금방 지나간 것 같기는 한데, 9월초에 30경기쯤 남겨놨을 때는 시즌이 참 길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시즌 마지막까지 이렇게 힘들게 보내게 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성적을 책임지는 감독으로서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엔트리 고민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28명을 추리는데 크게 고민될 사항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그쪽까지 생각하지 않는다. 남은 경기서 3위 싸움을 어떻게 해나가느냐,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시즌 가장 아쉬운 부분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김 감독은 "다른 쪽은 거의 없다. 용병들이 가장 컸다"고 잘라 말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했다면 지금처럼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다.
김 감독의 말대로 두산은 올시즌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타자 루츠와 투수 마야가 시즌 도중 퇴출됐고, 대체 선수로 들어온 타자 로메로와 투수 스와잭도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현재 두산 외국인 투수들의 시즌 합계 성적은 13승16패, 평균자책점 6.16, 외국인 타자들의 합계 성적은 타율 2할4푼, 13홈런, 53타점이다. 외국인 선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삼성이나 NC 다이노스와 비교하면 한숨이 나올만도 하다. 김 감독은 "용병 타자 없이 거의 3개월을 보냈고, 니퍼트가 부상으로 빠진 것이 컸다"고 했다.
2011년부터 에이스 역할을 해 온 니퍼트는 시즌 초 왼쪽 골반 부상으로 2주 정도 늦게 합류했고, 6월에는 어깨 충돌증후군 때문에 7월말까지 두 달 가까이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이어 8월 1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가래톳 부상으로 또다시 전력에서 빠져 9월초까지 엔트리를 비웠다. 지난달 9일 복귀한 니퍼트를 중간계투로 기용한 것은 선발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던 두산으로서도 고육지책이었다. 다행히 니퍼트는 지난달 20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선발로 나서 26일 삼성전까지 두 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며 시즌 막판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다. 이날 현재 니퍼트의 성적은 19경기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 5.36.
김 감독은 "니퍼트가 아팠던 것이 무엇보다 아쉬웠다. 오재원과 홍성흔이 부상으로 빠지긴 했어도 국내 선수들은 대부분 아프지 않고 해줘 이 정도까진 올 수 있었다"면서 "유희관과 장원준도 선발 등판을 한 번씩 빠졌을 뿐 풀타임을 소화해 준 것도 고마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두산은 앞으로 KIA 타이거즈와 3경기를 치른다. KIA 역시 5위 경쟁을 하는 팀이라 만만치 않은 상대다. 김 감독은 "스와잭을 남은 경기서는 불펜서 대기시킨다"며 3위 싸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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