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대구 시민야구장은 기념의 장이 됐었다.
82년부터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으로 써왔던 대구시민야구장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이다. 내년시즌 신축중인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삼성은 대구구장에서의 마지막 정규리그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이선희 배대웅 함학수 우용득 오대석 이만수 김시진 박충식 등 삼성을 빛낸 레전드들이 땀과 추억이 서린 대구구장을 찾아 삼성의 마지막 대구구장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후엔 불꽃놀이 등으로 팬들과 대구구장의 마지막 이별을 맞이했다. 대구구장에서 야구를 보며 자란 팬들에겐 뜻깊은 기념이 되는 경기였다.
3일에도 프로구단이 쓰는 야구장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바로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삼성전이었다. 넥센은 2008년부터 써왔던 목동구장을 올해를 끝으로 떠나야 한다. 내년엔 목동구장에서 아마추어 경기가 열린다. 그리고 넥센은 내년시즌 고척 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쓰게 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넥센은 이날 예년과 마찬가지의 평범한 홈경기 종료 이벤트를 준비했다. 경기 종료후 야구장을 개방해 모든 관중이 들어와서 선수들과 추억을 쌓게 했다. 시구도 넥센의 열혈팬인 세계지리 강사 박대훈씨(45)가 했다. 목동구장을 추억하는 행사는 단 하나도 없었다.
비록 8년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넥센이 터를 잡고 커왔던 곳이기에 삼성처럼 뜻깊게 목동구장과 이별을 하고 한국 최초의 돔구장으로 이사를 하면 좋으련만 넥센은 그런 감상에 젖을 수가 없다.
아직도 고척 스카이돔을 사용하기 위한 서울시와의 협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쩔수 없이 이사를 해야하는 상황이지만 들어갈 새집과 계약을 하지 않았기에 공식적으로 목동구장의 끝이라고 할 수가 없다.
모기업이 없는 넥센은 다양한 스폰서를 유치해 구단을 운영한다. 열심히 마케팅을 하지만 그런데도 매년 적자다. 그런 상황에서 운영비가 얼마가 될지 모르는 고척 스카이돔으로 가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 서울시와 협상을 하고 있지만 넥센이 원했던 운영권을 얻지 못했다. 서울시는 2년간 광고권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했지만 2년 뒤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 목동구장은 이미 내년부터 아마야구를 하기로 돼 빼앗겼고, 스카이돔에서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게다가 아직도 서울시와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 들어갈 집과 계약을 하지도 않았기에 지금 사는 집과 이별이라고 할 수도 없다.
다행히 이날 목동구장은 올시즌 8번째로 매진을 기록했다. 넥센은 이날 삼성에 0대1로 패했지만 넥센 팬들은 3루측 내야석을 가득 메우고 핑크색 막대풍선을 끝까지 두들기며 선수들에게 힘을 보냈다.
목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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