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이다. 다음 경기를 볼 수 있는 여유도, 그럴 필요도 없다. 포스트 시즌 무대는 그렇다.
야구는 변수가 많다. 겉으로 보기엔 자그마한 나이스 플레이와 미스 플레이가 승패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준비한 스포츠조선의 야심찬 포스트 시즌 기획. [PS포인트]다.
타격(B) 수비(F) 주루(R) 피칭(P)으로 세분화, 요점을 정리했다.
[PS포인트-P(피칭)]
두산 노경은의 엄청난 호투는 한마디로 '사건'이다.
시리즈에 임하는 양팀의 계산 자체가 완전히 일그러졌기 때문이다. 물론 두산 입장에서는 천군만마. 삼성 입장에서는 혼란 그 자체다.
그는 30일 잠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중간계투로 등판, 5⅔이닝 2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올 시즌 최다이닝, 최다투구 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올 시즌 최다이닝은 9월24일 잠실 kt전이었다. 5⅓이닝, 86개의 공을 던졌다.
제구력 자체가 완벽했다. 투구 밸런스가 매우 좋았다는 의미다. 당연히 원래 위력적이던 그의 공을 공략하기는 삼성 타선이 쉽지 않았다. 소위 말해 긁히는 날이었다.
이런 경기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 최대 승부처인 4차전의 퍼펙트 피칭만으로 충분했다.
3~5회까지 연속 3이닝 삼자범퇴. 특히 4회에는 두 개의 삼진을 포함, 삼성 타선을 힘으로 완벽히 눌렀다.
위기관리능력도 뛰어났다. 6회 무사 1, 2루의 위기에서 최형우를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박석민을 병살타 처리했다. 그동안 시즌에서 보여줬던 불안한 모습과는 180도 달랐다.
7회도 마찬가지였다. 선두타자 이승엽에게 안타를 내준 뒤 대주자 박해민에게 도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박한이와 김상수를 삼진 처리. 채태인을 2루수 앞 땅볼로 아웃시켰다. 단 1점도 허락하지 않았다. 특히 박한이 타석 때 삼진처리한 결정구는 낙차 큰 커브였다. 타자의 방망이가 나올 수밖에 없는 궤적을 형성했다.
약간의 행운도 있었다. 8회 나바로의 장타가 아슬아슬하게 좌측 폴대를 벗어났다. 삼성이 합의 판정을 요청했지만, 화면 상에서는 더욱 뚜렷하게 보였다.
그렇게 노경은은 내려왔다. 두산 1루측 응원석에서는 기립박수가 나왔다. 4차전만큼은 노경은이 '니퍼트'였다.
두산은 결국 5차전마저 잡아냈다. 3승1패. 노경은의 예상치 못한 호투가 삼성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2013년의 4차전과 똑같은 상황에 왔다. 한국시리즈는 더욱 흥미로워졌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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