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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 달여 뒤 비밀은 고개를 들었다. 포항은 지난달 29일 '황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미래의 새로운 발전을 위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결별 발표 이후 11월의 첫 날, 스포츠조선은 황 감독과 포항시 북구 송라면에 위치한 클럽하우스 인근 횟집에서 만나 단독인터뷰를 가졌다. 드넓게 펼쳐진 바다 앞에 위치한 횟집은 황 감독이 가끔씩 코치진과 함께 들러 여담을 나누는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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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계약만료인 황 감독이 포항을 떠난다고 했을 때 모두가 의아했다. 리그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본인이 원할 경우 재계약도 가능했다. '왜 떠나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는 상황이었다. 황 감독은 웃었다. "감독이 된 뒤 지난 8년간 주위나 뒤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성적과 '축구를 어떻게 잘 해볼까'라는 고민을 하며 살았다. 그 동안 벽에 부딪힐 때가 많았다. 멤버가 좋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축구 자체에서 새로운 게 시도됐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내 축구관 때문이다. 딜레마에 빠져 있던 차에 떠나야 할 시점을 생각하다보니 이번 시즌을 택한 것 뿐이다." 이어 "서로의 발전을 위해 헤어짐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물론 미래가 불투명하다. 그러나 또 다른 미래가 펼쳐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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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에 대한 스트레스와 쳇바퀴 도는 삶에 지치기도 했다. 황 감독은 "나는 성격적으로 완벽한 것을 원한다. 그래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스타일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문제가 없다. 선수들이 사고치는 것도 아니고, 팀 성적이 안좋은 것도 아니고. 구단과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뭔가 채워지지 않는 2%가 있다. 그런 것들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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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축구에만 몰두하다보니 황 감독은 '빵점 아빠'였단다. 그는 "아빠로서는 빵점이다. 둘째, 막내와 시간을 좀 더 보내야 한다. 내가 두 가지를 잘 못한다. 성격상 축구가 첫 번째가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아무래도 가정에 소홀하게 되더라. 그래도 아내와 아이들이 다그치지 않는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지금이 아니면 가족과 시간을 같이 보내줄 수 있겠는가. 인생을 살면서 일이 다가 아니다. 기회를 놓치면 언제 오겠나. 겸사겸사 이 시점이면 괜찮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나도 생각을 정리해놓으니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자신보다 남은 이를 걱정하는 진정한 지도자
황 감독도 이 같은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 코치들과 고참 선수들이 눈에 밟혔다. 황 감독은 "코치들은 내 마음의 짐이다. 결정은 내가 하면 그만이지만 코치들은 8년간 나만 믿고 따랐다. 나야 뭐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했다. 또 "지난 31일 고참 선수들과 식사를 했다. 내 생각보다는 선수들 생각이 많은 것 같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팀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다 감독도 부족한데 잘 따라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더불어 "박성호는 데려왔지만, 황진성 노병준 김재성 김형일 등을 못잡아준 게 마음에 아프다. 그런 것들이 많이 남는다. 그저 좋은 추억이었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정말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줬다"고 엄지를 세웠다.
지도자의 마지막 꿈, A대표팀 감독
선수들의 궁극적인 꿈은 A대표다. 그 선수가 지도자가 돼서도 목표는 비슷하다. 마지막은 A대표팀 감독이다. 황 감독도 꾸는 꿈이다. 그는 "아직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는다. 간단한 자리가 아니다. 정말 내가 경험이란 경험을 모두 쌓고 가장 마지막에 모든 것을 바쳐서 도전할 수 있을 때 도전하고 싶다. 지금도 많이 부족하다. 대표팀 감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내가 과연 견뎌낼 수 있을까. 더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 그런 기회가 늦게오면 늦게 올수록 좋다. 잘하고 싶은 것이지 빨리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이를 위해선 내가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A대표팀 사령탑은 할거면 하고, 말거면 마는 그런 것이 아니다. 내 축구업을 다 걸고 해보고 싶은 것이 대표팀 감독이다. 그래서 안주하면 안된다"고 전했다.
포항=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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