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지막 슈퍼매치를 앞둔 서정원 수원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이 최근 수면 위로 드러난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의 횡포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벌어진 올 시즌 마지막 서울-수원의 슈퍼매치 기자회견. 이번 시즌 안방을 안방처럼 사용하지 못했던 서 감독이 먼저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 감독은 "안타까운 일이다. 수원 시민과 경기도민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빅버드라고 생각한다. 그런 곳이 안타깝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월드컵경기장이 무엇을 하는 경기장인지를 순서를 먼저 판단했으면 좋겠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월드컵경기장은 축구를 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또 "빅버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운동장이 됐다. 2017년 20세 이하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메이저 대회를 모두 개최한 경기장이 됐다. 내가 있으면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의 비상식적인 경기장 운영에 최대 피해자다. 수원은 원정(2패)보다 오히려 홈(6피)에서 승률(58.8%)이 떨어진다. 서 감독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해가 간다. 그는 "운동장이 음악회를 해서 완전히 망가진 상태였지만 시간이 흐른 뒤 잔디를 입혔다. 홈팀이라 연습경기를 하려고 했는데 거절을 당했다. 훈련이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특히 경기 전날 잔디가 망가진다고 해서 훈련을 거절당했는데 프리마켓이 열려 잔디가 더 상해있더라"고 했다. 더불어 "핑계라고 할 수 있겠지만, 올 시즌 홈에서 원정보다 더 많이 패했다. 변명일 수 있겠지만 홈에서 우리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전했다.
최 감독도 거침없는 발언으로 재단의 횡포를 비난했다. 최 감독은 "애석하게 생각한다. 프로스포츠에 대한 인식 부족이 안타깝다. 축구는 지역 주민들이 다양한 가치를 누릴 수 있는 문화 콘텐츠가 돼야 한다. 우리가 얼마나 힘드냐. 구단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두 감독은 원만한 해결을 바랐다. 서 감독은 "이 문제가 긍정적으로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염태영 수원 시장님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님이 옳은 판단을 하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최 감독 역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원만하게 유연성을 발휘해서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