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그레인키가 LA 다저스와의 남은 계약을 해지하고 FA를 선언함에 따라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는 더욱 열기를 띠게 됐다.
이번 스토브리그 FA 시장에서는 야수보다는 투수들이 득세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레인키를 비롯해 데이빗 프라이스, 조던 짐머맨, 쟈니 쿠에토, 제프 사마자, 마이크 리크, 존 래키 등 톱클래스 선발 투수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야수들 중에서도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크리스 데이비스, 저스틴 업튼, 제이슨 헤이워드 등 굵직한 선수들이 많다.
총 151명의 선수가 FA를 선언한 가운데 각 구단들은 현재 해당 FA에 대해 퀄리파잉 오퍼(qualifying offer)를 준비하고 있다. 만일 해당 FA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FA 시장의 퀄리파잉 오퍼 금액은 1580만달러로 책정됐다. 즉 구단이 1년 1580만달러에 재계약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면 해당 FA는 수용 여부를 1주일 내에 결정하면 된다. 물론 톱클래스 FA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이번 FA 시장에서 최대어는 누구일까.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15년 동안 단장을 지냈고, 현재 MLB.com 칼럼니스트로 일하고 있는 댄 오다우드가 6일(한국시각) '그레인키? 프라이스? 세스페데스? 누가 톱클래스 FA일까(Who are the top free agents)'라는 코너를 통해 주요 FA 25명의 순위를 매기면서 예상 몸값까지 내놓았다.
1위는 잭 그레인키다. 오다우드는 그레인키에 대해 '다저스와 남은 3년간 7100만달러를 포기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레인키는 그렉 매덕스의 파워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자신의 구종에 대한 자신감과 게임에 대한 직관이 뛰어난 투수다. 매덕스처럼 그레인키도 30대 후반까지 꾸준한 실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레인키는 올시즌 19승3패, 평균자책점 1.66을 올리며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한 가운데 많은 팀들이 그레인키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983년생으로 아직 30대 초반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오다우드는 그레인키의 몸값을 계약기간 7년에 1억7500만달러에서 2억달러로 내다봤다.
2위에는 좌완 데이빗 프라이스가 꼽혔다. 그는 이미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한 차례 수상했고, 올시즌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18승5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댈러스 카이클과 사이영상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그레인키 못지 않은 수요가 예상되는 투수다. 오다우드는 '많은 사람들이 프라이스가 포스트시즌서 부진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기록 자체를 무시할 수 없다면 정규시즌의 활약상을 더 많이 들여다봐야 한다'면서 '이미 정규시즌서 통산 200차례 이상 선발로 등판했고, 디시전게임 가운데 3분2가 승리였다. 통산 평균자책점도 3.09나 된다'고 소개했다. 오다우드는 프라이스의 몸값을 7년간 1억7500만달러로 평가했다.
3위에는 쿠바 출신 외야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가 선정됐다. 오다우드는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운동 능력이 가장 뛰어난 야수다. 기복이 심한 편이기는 하지만, 주전 야수로서는 손색없는 실력을 갖춘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세스페데스는 올해 디트로이트와 뉴욕 메츠에서 타율 2할9푼1리, 35홈런, 105타점을 때렸다. 내년이면 31세가 된다. 6년에 1억2500만~1억3500만달러가 예상 몸값이다.
오다우드는 이번 FA 시장에서 최고의 1루수로 꼽히는 크리스 데이비스를 4위에 올려놓았다. 데이비스는 올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타율 2할6푼2리, 47홈런, 117타점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홈런 1위, 타점 2위에 랭크됐다. 오다우드는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데이비스는 시장에서 타점 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다. 슬럼프를 겪기도 했고 올해 208번의 삼진을 당했지만, 잘 맞으면 타구의 비거리가 굉장히 좋은 선수'라고 설명했다. 6년간 1억2500만달러를 예상했다.
최근 4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린 조던 짐머맨은 7년 1억5000만달러의 예상 가격이 매겨졌다. 짐머맨은 올시즌 워싱턴에서 33번 선발등판해 13승10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했다. 어느 팀을 가더라도 1,2선발을 할 수 있는 에이스급 투수다. 오다우드는 '그를 데려가는 팀은 에이스를 확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세 가지의 강력한 구종을 지니고 가지고 있고 포스트시즌 경험과 내구성이 강점이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오다우드는 외야수 저스틴 업튼(8년 1억5000만~1억6000만달러), 외야수 제이슨 헤이워드(8~10년, 1억7500만~2억달러), 우완투수 쟈니 쿠에토(5년, 1억1000만~1억2000만달러), 우완선발 제프 사마자(5년, 9000만~1억달러), 외야수 알렉스 고든(5년, 9000만달러)을 톱10으로 꼽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