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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챔프전]'센터백 변신'박은선'간절한 첫우승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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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칭찬해도 아깝지 않다. 고참선수로서 공수를 리드하면서 후배들을 이끌었다. 고맙게 생각한다."

박남열 이천 대교 감독은 지난 2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W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인천 현대제철과 0대0으로 비긴 후 '센터백' 박은선(29)의 활약을 칭찬했다.

올 여름 이천 대교 유니폼을 입은 박은선은 심서연, 황보람 등 국가대표 센터백 라인이 잇달아 부상한 시즌 후반기, 센터백으로 나섰다. 박 감독의 '반전 용병술'에 기꺼이 응했다. 박은선은 이날 챔프결정 1차전에서 현대제철 에이스 비야를 막아섰다. 위기의 순간, 거침없는 태클로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유영아, 정설빈, 전가을, 이민아 등 국가대표 '킬러'들이 즐비한 리그 최강의 공격라인업을 무실점으로 묶어낸 데는 골키퍼 전민경의 선방과 함께, '최종병기' 박은선의 활약이 컸다.

박은선은 "올시즌 내자리가 아니라 수비로 뛰게 됐는데 많은 걸 배우고 있다. 감독님이 일부러 꾸중을 안하신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보직 변경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었다. 고질병인 발목 부상 가운데 믿고 써주시는 데 대해 '오히려' 감사했다고 했다. "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감독님이 내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배려해주신 것이다. 경기력을 유지하고, 몸도 올리게 된 것에 대해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대표 골잡이로서 '원샷원킬'의 본능도 여전히 꿈틀댄다. 세트피스나 페널티킥 찬스에서 박은선은 가장 믿음직한 카드다.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 골도 넣고 싶다. 하지만 그건 운이니까,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거침없는 태클 장면을 언급하자 "공격수도 태클은 할 수 있다. 공격수로 뛸 때도 나는 태클을 사리지 않는다 .위험할 수도 있지만, 즐겁게 재밌게 하고 있다"며 웃었다.

비야와의 맞대결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비야는 좋은 선수이고, 잘한다. 하지만 아무리 혼자 잘한다 해도, 우리 팀에도 뛰어난 선수들이 많으니까. 언제나 자신감은 있다"고 말했다. 수비수로 보직 변경 후 팀을 위한 헌신은 더욱 강해졌다. 1986년생 베테랑 선수로서의 책임감을 언급했다. "우리팀에서 김희영(33), 전민경(30) 다음으로 '넘버3' 고참이다.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면서 후배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고 했다.

박은선은 2년전 서울시청 시절, 인천 현대제철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지만 아쉽게 준우승했다. WK리그 챔피언 경험이 없다. 박은선은 간절한 우승의 꿈을 밝혔다. "대교에 오면서 우승하고 싶어서 이 팀을 선택했다고 말했었다. 이 팀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골을 넣으면 승리하지만, 골을 안먹으면 우승한다는 말처럼, 수비에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한다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펜딩 챔피언' 인천 현대제철과 '최다 우승팀' 이천 대교는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0대0으로 득점없이 비겼다. 챔피언의 명운을 결정할 2차전은 9일 오후 7시 인천 현대제철의 홈구장인 남동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