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감동적이다. 프리미어 12에서 '김인식 호'는 감동 그 자체였다.
대회 직전 우승까지 예상한 야구 관계자는 없었다. '망신만 당하지 않으면 본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준비 자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임창용 안지만 윤성환 등 대표팀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담당해야 할 선수들이 빠졌다. 게다가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김인식 감독은 "10명 정도의 선수들이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필요한 포지션에 있는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그 포지션에 적합한 선수를 찾는 게 가장 고역이었다"고 회상했다.
투수진은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리그 최정상급 중간계투진이 많이 빠진 상태였다.
하지만 한국은 예상을 뒤엎고 우승을 차지했다. 준결승에서 9회까지 일본에 0-3으로 뒤지다, 4대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11.19 대첩'도 있었다.
4강전이 끝난 뒤 김 감독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그래도 다행이다. 태극마크를 처음으로 단 신예 투수들이 잘해주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또 하나. 그는 "일본 투수들은 힘을 모아서 던지는 법을 안다. 오타니와 노리모토 등은 확실히 허리가 돌아가는 순간, 매우 빠른 회전으로 공에 힘을 모은다"고 했다.
즉, 고관절 강화와 하체 강화를 꾸준히 하면서, 그 활용법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빠른 볼을 던지면 그 투수의 능력치는 커질 수밖에 없다. 투수놀음인 야구에서 그 차이는 곧바로 힘의 차이, 즉 전력의 차이로 이어진다.
일본 야구와 비교한 한국야구의 약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김인식 감독이다. 때문에 그는 "국내의 신예 투수들이 그런 점(힘을 모아서 던지는 능력)을 꼭 배웠으면 좋겠다"고 계속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과의 경기에서 8대0 대승, 우승을 확정시킨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여기에 대한 언급을 했다
그는 "국제대회 나올 때마다 늘 느끼는 것은 상대팀의 투수들이다. 빠른 공을 던지는 일본 투수들이 부럽다"고 했다. 우승의 감격 속에서도 한국야구의 미래를 걱정한 것이다.
또 하나가 있었다. 그는 "이번 결승전에서도 잘 나타났지만, 미국팀 외야의 송구능력이 매우 부럽다"고 했다. 이날 2루 주자 정근우는 좌전 안타 때 홈을 파고 들었지만, 날카로운 송구에 아웃됐다. 좌익수 맥브라이드의 강한 송구가 매우 강렬했던 장면이었다.
김 감독은 프리미어 12의 우승 과정에서 무한한 감동을 줬다. 하지만, 노장 사령탑은 영광의 순간에도 한국 야구의 미래를 고민했다. 이 시대의 대표팀 사령탑으로 김인식 감독이 있다는 것은 한국에게 커다란 행운이다. 도쿄돔=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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