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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탁구의 레전드'이자 원로인 김충용 협회 부회장이 1대 총감독으로, 지난해 7월부터 '탁구 영웅' 유남규 감독이 2대 사령탑으로 일해왔다. 조언래, 김동현 등 국가대표 에이스들은 지난 2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다. 소속선수는 달랑 4명, 한 선수라도 아플 경우 단체전 출전조차 불가능한 열악한 상황, 유 감독과 선수들은 이를 악물었다. 올해 대통령기와 전국체전에서 준우승했다. 국가대표팀 주장으로도 활약한 '탱크' 조언래는 기복없이 제몫을 해내는 중고참이다. '21세 신성' 김동현은 폭풍 성장하고 있다. 지난 8월, 국제탁구연맹( ITTF) 월드투어 불가리아오픈 남자단식, 복식, 21세 이하 단식을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불가리아오픈 현장에도 사정상 유 감독은 동행하지 못했다. 선배 조언래가 후배 김동현의 벤치를 봤다. 최고의 결과를 빚어냈다. 그러나 이들의 눈물겨운 분투에도 불구하고, 흉흉한 소문은 결국 현실이 됐다. 23일 해체 통보를 받은 유 감독과 선수들은 망연자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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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에쓰오일의 대표는 사우디 모기업의 CEO를 역임한 나세르 알마하셔 사장이다. 지난해 289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에쓰오일은 올해 흑자로 돌아섰다. 3분기까지 무려 860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01%에서 올해 1분기 5.44%, 플러스로 돌아섰다. 2분기 11.8%, 3분기 0.3%를 기록했다. '정유업계 4분기 영업이익률이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역대 최고의 '반전' 실적을 기대하며 휘파람을 부는 가운데 에쓰오일 탁구단에만 칼바람이 들이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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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탁구단 운영에 드는 비용은 연 10억원으로 추산된다. 탁구인들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피땀으로 영업 이익을 내는 외국계 자본의 무책임한 결정에 극도의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비즈니스적인 이유로 탁구단을 만들었다가, 비즈니스가 끝나기가 무섭게 탁구단을 없앤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 탁구인은 "실업팀을 운영할 때는 장기적 비전이 필요하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뛰고 있는 실업팀은 '동아리'가 아니다. 전략적 제휴처럼 뚝딱 만들었다가 용도폐기됐다고 없애는 것은 비윤리적"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 감독은 "나를 믿고 에쓰오일 유니폼을 입은 박신우, 강지훈 등 고등학생 선수들과 학부모들을 볼 낯이 없다"며 고개 숙였다.
에쓰오일이 해체된다면 남자실업팀은 삼성생명, KDB대우증권, KGC인삼공사 단 3개만 남게 된다. 탁구인들이 염원하고 추진해왔던 실업탁구리그, 프로리그는 커녕 4강 구도 유지조차 힘들게 된다.
지난 18일 알마하셔 에쓰오일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가 있는 날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알 마하셔 회장은 "더 '문화적'인 방식으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도 문화다. 아마추어 스포츠단의 운영과 지원은 사회공헌적 성격도 짙다. 더군다나 한국 스포츠사에서 탁구의 입지와 영향력은 지대하다. 이에리사, 정현숙, 현정화, 유남규, 김택수, 유승민으로 이어지는 거룩한 계보는 국민적 자부심이다. 영화 '코리아'가 말하듯 탁구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이었고, 남북을 잇는 끈이자, 전국민을 하나로 묶어내는 힘이다. 에쓰오일 마크를 단 국가대표 에이스, 고등학교 유망주들의 꿈을 하루아침에 꺾는 일, '1988 서울올림픽 탁구영웅' 유남규 감독의 팀을 하루아침에 없애는 외국계 자본의 결정은 '전략적'일지언정 '문화적'이지 않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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