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호의 테크니션' 전가을은 공부하고 도전하는 여자축구 선수다. 언제나 '더 열심히' '더 많이' '더 잘' 해야 한다고 믿는 욕심쟁이다. 4시간 가까이 이어진 이날 세미나 현장, 유일한 현역선수였던 전가을은 한시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자료집을 응시했고 열심히 받아썼다. "우리팀 선수들도 같이 들었으면 좋았을 걸"하며 못내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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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가을은 수원시시설관리공단(FMC) 시절인 2009년 공부를 시작했다. 2년제 여주대를 졸업한 후 명지대에서 학점을 채웠다. 지난해 명지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공부를 결심한 데는 책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아빠가 제 멘토세요. '너는 대학교도 다녀야 하고, 공부도 해야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심어주셨어요." 초등학교 4~5학년까지 탁구선수로 뛰었던 전가을은 공부를 좋아하거나 썩 잘하진 못했지만 궁금한 것을 보면 푹 빠져드는 호기심 많은 어린이였다. "사회과부도, 지구본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그냥 골똘히 들여다보곤 했어요. 지금도 사회, 역사를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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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와 운동을 병행한 그해, 전가을의 성적은 가장 화려했다. 팀이 WK리그에서 우승했고 유니버시아드 금메달도 땄다. 그러나 이후 대학원 진학 결정까지 2년이 흘러갔다. "축구만 전념해도 힘든데 공부와 병행하면 힘들 것같았다"고 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결국은 핑계였다. 나도 남들과 똑같았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삶을 못 이겨낸 것"이라고 냉정하게 돌아봤다. '대학원 안가니' '뭐하냐, 벌써 졸업했겠다' 명지대 교수님들과 가족의 권유가 이어졌다. 여자축구 현역 선수 가운데 대학원 공부를 병행하는 선수는 드물다. 애정어린 '잔소리'에 힘입어 전가을은 지난해 다시 대학원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를 망설이는 동료들을 향해 전가을은 "처음에는 무조건 공부를 권했지만 이젠는 내 생각을 동료, 후배들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다. 장사를 할 수도 있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다만 나와 같은 공부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고민과 경험을 기꺼이 나누고 싶다"고 했다.
전가을은 여자축구의 길을 여는 선수다. 대학원도, 미국 여자축구리그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향한 '용감한' 도전이자 책임감이었다. 꿈을 묻는 질문에 "알면 알수록 배우면 배울수록 하고 싶은 일이 많아진다. 꿈을 한정짓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여자축구가 필요로 하는 곳 어디든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지도자, 축구행정가 등 폭넓은 분야에 폭넓은 관심을 드러냈다. 변변한 에이전트도 없는 열악한 현실 속에, 오롯한 실력 하나로 미국행 꿈을 이루게 됐다. "돈도 많이 벌고 실력을 갖춰 내가 후배들을 아무 조건 없이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여자축구의 길을 열어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 (지)소연이도 유럽에서 잘하고 있다. 나도 미국에서 대한민국 여자축구선수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전가을은 내년 4월 미국 여자축구리그(NWSL)에 한국선수로는 처음 도전한다. 새 도전을 앞두고 영어회화 개인과외도 시작했다. "박지성 선수를 가르쳤던 영어강사분하고 얘기중이다. 열심히 배워보겠다"며 눈을 빛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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