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로드가 안나오니 우리는 편했다."
서울 삼성 썬더스와 안양 KGC의 4라운드 첫 번째 경기가 열린 10일 잠실실내체육관. 삼성이 전반 내내 10여점차 리드를 이어가던 양팀의 경기는 3쿼터 큰 변수를 맞이했다. KGC가 3점차까지 추격을 하며 역전 찬스를 노리는 가운데 삼성의 기둥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일찌감치 퇴장을 당했다. 3쿼터 초반 상대 마리오 리틀과 몸싸움을 벌여 더블 테크니컬 파울을 받은 데 이어, 팀 동료 문태영이 테크니컬 파울을 받는 장면에서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하고 공을 집어던져 이날 경기 2번째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1경기 2개의 테크니컬 파울은 자동 퇴장. 3쿼터 겨우 5점의 리드를 지킨 삼성이었지만 라틀리프가 뛸 수 없는 자체가 큰 위기였다.
하지만 4쿼터 계속해서 점수차를 벌리고 유지하며 93대83 승리를 거뒀다. KGC 김승기 감독대행은 4쿼터 센터 찰스 로드를 대신해 마리오를 계속 뛰게 했다. 이해가 가지 않는 이유가 2가지 있었다. 첫째, 마리오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무릎을 살짝 다쳤다. 경기 전 김 감독대행이 마리오의 무릎에 대해 걱정을 드러냈다. 그런데 1쿼터 중반부터 마리오를 계속 뛰게했고, 4라운드부터는 2-3쿼터 연속으로 2명의 외국인 선수가 출전해 그의 출전 시간은 계속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쿼터 로드를 벤치에 앉혀놨다.
두 번째 이유는 라틀리프가 빠진 상황에서 로드가 제공권 장악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는 점. 점수차가 아주 컸다면 모를까, 3쿼터 종료까지 5점밖에 지고있지 않았기에 로드를 앞세운 골밑 공격을 한다면 충분히 역전을 노려볼 수 있었다.
김 감독대행은 이에 대해 "로드가 지난 2경기 잘했는데, 오늘은 시작부터 지쳐보였다. 그 때문에 마리오를 초반부터 기용했다. 또, 4쿼터 따라가는 흐름에는 로드보다 마리오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했다.아이러니컬하게도, 김 감독대행의 이 선택은 삼성에 도움이 됐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경기 후 "4쿼터 상대가 마리오를 내보내 우리 수비 입장에서는 훨씬 편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대행은 "단순히 체력 문제로 로드를 계속 쉬게 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잠실실내=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