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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돌아간 한화 외인영입, 장기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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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에 마무리되는 듯 했던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선수 구성이 해를 넘기게 됐다. 자칫 스프링캠프 출발 시점까지 구성을 완료하지 못할 우려마저 든다.

한화는 아직까지 3명의 외국인 선수 엔트리 가운데 1명 밖에 채우지 못했다. 올해 8월에 팀에 합류해 압도적인 위력을 보인 에스밀 로저스와 일찌감치 재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다른 두 명의 선수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원래 한화는 올해 뛰었던 미치 탈보트와도 재계약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래서 조금은 느긋했다. 탈보트와 재계약하고, 외국인 타자 한 명만 신중히 골라 올해 안에 영입을 확정 짓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탈보트가 최종 메디컬 테스트 단계에서 통과하지 못하는 바람에 이런 계획은 전면 백지화되고 말았다. 고질적인 허리통증을 갖고 있던 탈보트는 국내외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당장 이상은 없어도 향후 투구시 탈이 생길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결국 한화는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 탈보트를 포기했다.

선택 자체는 나쁘지 않다. 탈보트가 올해 10승을 거둔 투수이긴 해도 압도적인 위력을 지닌 에이스급은 아니다. 거기에 안정성에도 문제가 있다면 다른 대안을 찾는 게 맞다. 더구나 현재 한화 선발 후보군에는 왼손 선발 요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때문에 탈보트와의 재계약을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외국인 투수, 구체적으로는 왼손 선발 요원을 찾겠다는 한화의 결정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결정을 내린 시기다. 12월 말이 돼서야 탈보트와의 재계약을 최종 포기하면서 결국 외국인 선수 영입은 해를 넘기게 됐다. 더군다나 한화는 아직 외국인 타자와도 계약을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결국 내년 1월초에 두 명의 외국인 선수와 동시 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탈보트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면 아예 빠르게 포기 결정을 내리고 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했다.

더군다나 1월15일이면 스프링캠프가 시작된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의 계약은 캠프 시작 이전에 완료되는 게 일반적이다. 외국인 구성이 완료되지 못한 상태에서 캠프를 시작하게 되면 다른 국내선수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팀워크에 마이너스 요소다. 또한 일찍 계약이 완료된 외국인 선수의 경우 캠프에 조기 합류해 팀워크를 쌓기도 한다.

결국 캠프 시작 이전까지를 1차 데드라인이라고 보면 한화 프런트에 주어진 시간은 별로 없다. 미국 현지에서도 크리스마스 시기를 포함한 연말, 연초는 대부분 휴가기간이다. 그래서 한화 역시 지금 당장은 협상 창구를 닫고, 1월부터 다시 열 방침이다. 그렇다고 보면 캠프 시작 이전까지 실질적인 계약 협상 시간은 불과 열흘 정도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 투수와 타자 모두 최종 후보군이 나와 있는 상태다. 그렇다고는 해도 두 명의 최종 결정을 열흘 안에 이끌어내기는 좀 빠듯하다. 지금부터라도 신속한 상황판단과 결단이 한화 프런트에 필요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