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저가 스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던데요."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이 엷은 미소를 띄웠다.
삼성화재의 주포 괴르기 그로저(32)는 12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유럽 예선을 마치고 입국했다. 그로저는 시차 적응도 되지 않은 13일 우리카드와의 홈 경기에 출전, 36득점을 폭발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로저는 독일대표팀에서의 피로 누적과 시차 적응으로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그러나 팀을 위해 헌신하기로 했다. 17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벌어진 KB손해보험과의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4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둔 팀 미팅 때도 임 감독과 동료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임 감독은 "나로서는 고마울 뿐이다. 그로저를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헌신과 강한 의지가 삼성화재를 깨웠다. 그로저는 1세트부터 장기인 강서브로 KB손보의 리시브라인을 흔들었다. 4-3으로 앞선 상황에선 KB손보의 레프트 김요한과 손현종을 노려 세 차례 연속 서브를 성공시켰다. 그로저의 괴력은 15-10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뿜어져 나왔다. 또 다시 세 차례 연속 서브를 성공시켰다.
그로저는 V리그 서브 역사를 바꿨다. 전 현대캐피탈 소속의 숀 루니(2005년 12월21일 한국전력전)와 대한항공의 레프트 김학민(2008년 3월15일 상무전)이 보유하던 역대 한 세트 최다 서브에이스(5개)를 1개 더 늘렸다.
2세트에서도 그로저는 프리존 6.5m(광고판부터 엔드라인까지의 거리)를 지배했다. 대포알 서브로 4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그러자 또 다른 서브 기록이 작성됐다. 한 경기 최다 서브 득점이었다. 그로저는 지난해 11월18일 OK저축은행과의 V리그 2라운드 홈 경기에서 자신이 작성한 한 경기 최다 서브 기록(9개)을 넘어섰다.
이젠 서브 득점이 나올 때마다 기록 경신이었다. 3세트에서 2개를 보탠 그로저는 4세트에서도 3개를 더해 총 15개의 서브 득점을 폭발시켰다. 그로저의 강한 프로 정신과 임 감독의 믿음이 빚어낸 작품이었다.
팀이 올린 71득점 중 41득점을 홀로 해결한 그로저의 대활약에 힘입어 삼성화재는 KB손보에 세트스코어 3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편, 프로배구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날 구미 박정희체육관에는 6050명의 구름관중이 몰려들었다. 올 시즌 남자부 한 경기와 구미 홈 경기 최다관중 기록을 찍었다. 역대 최다관중 기록은 지난해 12월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대항항공전에서 작성된 5348명이었다.
구미=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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