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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축구는 90분 경기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현실이었다. 후반 45분의 반환점을 돌자 그라운드에선 느슨한 기류가 흘렀다. 후반 21분 일본의 반격이 시작됐다. 후반 15분 교체투입된 아사노 다쿠마(22·히로시마)가 만회골을 터트렸다. 빨간불이 켜졌다. 전열을 재정비해야 했지만 수비라인의 집중력이 다시 무너지면서 2분 뒤 야지마 신야(22·오카야마)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그리고 후반 36분 아사노에게 또 한번 골을 허용하며 2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 설명이 필요없었다. 통한의 역전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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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도하의 기적(한국)'과 '비극(일본)',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4강전의 '희(일본)-비(한국)', 2012년 런던올림픽 3-4위전의 '명(한국)-암(일본)' 등 한-일전은 늘 천당과 지옥이었다. 하지만 2-0으로 리드하다 2대3으로 역전패 당한 것은 사상 처음(역대 A매치와 올림픽대표팀 전적)이었다. 치욕적인 결말이었다. "한-일전은 각오가 필요없다. 무조건 이긴다. 이기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출사표는 허공을 맴돌았고, 한-일전이었기에 팬들의 원성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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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90분이란 점을 망각해선 안된다. 그라운드에서 이어지는 90분 파노라마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옛말에 사람이 살면서 피해야 할 것이 셋 있다고 했다. 초년출세, 중년상처, 노년빈함이다. 출발이 좋다고 자만해선 안되고, 뒤지고 있더라도 마지막까지 포기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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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 이하 선수들의 경험 부족은 어쩔 수 없다. 벤치의 대응도 아쉬웠다. 조별리그 3경기와 8강과 4강을 거친 태극전사들은 젊지만 체력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완급조절은 벤치의 지혜다. 하지만 쉴새없이 '돌격 앞으로'를 외치다보니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고갈됐다. 또 리드하고 있을 때 제2, 3의 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그렸어야 했다. 그러나 이상기류를 감지하지 못한 그라운드도, 벤치도 허둥지둥하다 순식간에 신태용호는 침몰하고 말았다. 수비 불안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역전골을 허용한 후 공격과 수비의 간격이 더 벌어지면서 쫓아가야 할 동력도 사라졌다.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와 싸워야 한다. 한국 축구는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우올림픽의 고지는 '동메달 신화 재연'이다.
신 감독은 "90분간 뛰면서 단 1%라도 방심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 말을 잊어선 안된다. 한-일전을 거울삼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결승전의 아픔이 피와 살이 돼야 비로소 꿈을 이야기할 수 있다.
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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