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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수줍은 마음에도 몽글몽글 첫 사랑이 피어난다. 수옥을 평생 지키고 싶은 범실의 굳은 마음과 수옥의 남모르는 가슴앓이. 비 내리는 날의 첫 키스는 아련하고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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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순정'은 순수해서 더 저릿한 성장통처럼 관객의 가슴을 뻐근하게 만든다. 티 없이 맑았던 그때 그 마음을 너무 오래 잊고 살았던 걸까. 영화를 보면서 틈틈이 지난 추억을 떠올리다 진한 그리움에 살며시 웃음 짓게 되는 순간이 여러 번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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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에도 치장이 없다. 즐겁고 화나고 설레고 슬픈, 그 모든 감정이 눈빛과 행동으로 드러난다. 캐릭터를 따로 떼어놓으면 조금은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다섯이 어우러지면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조화를 이룬다. 너무 순진해서 동화처럼 느껴지는 순간마저도 그들의 해맑음에 마음의 빗장을 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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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간결하지만 여운이 긴 단편소설 같은 분위기다. 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TV 문학관' 같기도 하다. 전남 고흥 바닷마을의 수려한 풍광도 마치 소설 속 묘사처럼 서정적으로 다가온다. 아니나 다를까. 소설가 한창훈의 자전적 단편소설 '저 먼 과거 속의 소녀'가 원작이다. 책장을 하나하나 넘기듯 영화 속 한 장면 한 장면에 눈길이 멈춘다.
깊은 밤 수옥의 방에서 불이 꺼질 때까지 담장 밖을 서성이는 범실의 모습, 그리고 다리 아픈 수옥을 차례로 업고 다니는 네 친구들의 모습이 왠지 부러워서 극장문을 나선 뒤에도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온다. 고흥 앞바다를 물들인 석양빛처럼 포근하게 마음을 덥혀주는 아름다운 장면이다. 12세 관람가. 24일 개봉.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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