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너는 프로농구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만들었다. 워낙 중요한 경기다. 빛과 그림자가 명확히 갈린다.
'니갱망'이란 단어는 인터넷 상에서 많이 쓰는 단어다. 강을준 감독이 LG 사령탑 시절 작전타임 때 자주 얘기했던 '니가 갱기를 망치고 있어'의 줄임말이다. 최근에는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선수를 지칭하는 단어로 폭넓게 쓰인다.
패자를 폄훼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승자가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지만, 독자가 궁금한 패자의 변명도 알려주자는 취지다. 플레이오프와 같은 절체절명의 경기에서 주요한 선수의 부진, 찰나의 순간 실수는 패배로 직결된다. 하지만 그들의 실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플레이오프에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할 정도의 선수는 모두가 인정하는 기량과 실력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실수를 교훈삼아, 더욱 분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실력도, 매너도 진 서울 삼성 썬더스 캡틴 문태영이었다.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안양 KGC의 6강 플레이오프 4차전. 양팀은 혈전을 벌였다. 그리고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앞선 KGC가 85대83으로 신승했다. 83-83 상황서 공격권 1번씩을 나눠가졌다. 삼성은 공을 몰던 문태영이 넘어졌다. 헬드볼 상황이 됐는데, 공격권은 KGC쪽이었다. KGC는 이정현의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여기서 양팀의 희비가 교차했다.
문제는 그 다음. 마지막 장면 뿐 아니라 경기 내내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던 문태영. 패배가 억울했을 것이다. 경기 종료 후 심판진을 찾아가 항의를 했다. 여기까지여야 했다. 원정팬들을 향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자체적으로 파이팅을 외치던 KGC 선수단쪽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상대 선수들을 밀치며 시비를 걸었다. 그 결과 양팀 선수단이 대치하게 됐다. 야구로 치면 벤치클리어링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심판이, 상대 선수들이 얼마나 문태영을 억울하게 했는지 우리가 그 속내를 100%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다. 여기에 한 팀의 주장이다. 억울하겠지만 패배를 깨끗하게 승복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을 것이다. 승복이 힘들었다면 적어도 남의 잔칫상을 뒤엎는 행동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
매너 뿐 아니다. 농구로도 문태영에게 아쉬움이 남는 플레이오프. 마지막 공격 찬스에서 넘어진 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이날 경기 1쿼터 혼자 11득점을 하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남은 3쿼터 총 합산 득점이 7점 뿐이었다. 시리즈 내내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초반 불태우고, 중요한 경기 후반 집중력을 잃었다. 큰 경기, 뒤로 갈수록 해결사의 한방이 필요한데 삼성은 그게 없었다. 또, 2쿼터 순간순간 집중력을 잃으며 어이없는 실책과 패스미스를 저지르는 등 삼성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여기에 문태영은 수비가 약하다. 수비가 약해 상대에게 주는 점수가 있기에, 그걸 만회할 만한 공격력을 보여줘야 했다. 그만큼의 임팩트는 없었다. 8억3000만원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의 아쉬운 시즌 마무리였다. 차기 시즌에는 더욱 성숙한 문태영의 모습을 기대한다.
잠실실내=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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