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우리도 이렇게 힘든데 유가족들은 어떻겠냐. 유가족들이 흘린 눈물은 바다 같을 거다. 거기서 우리가 덜어줄 수 있는 양은 이거 합친 거 이 정도 밖에 안돼 그러니까 그런 생각으로 그런 각오로 법인을 찾아내서 수갑을 채우는 거 그게 우리 일인거야." (시그널 중 이재한(조진웅)의 대사)
tvN 금토극 '시그널'은 특정 시청층만 즐긴다는 장르물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에는 '시그널'에 대한 게시물과 패러디물들이 넘쳐나고 팬들은 '시그널'이 방송되는 금,토요일을 '식요일'이라고 부르며 불금을 밖이 아닌 집에서 보내고 있다.
장르적 한계를 지니고 있는 '시그널'이 이렇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절대 잊을 수 없는 것, 또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설득력 있고 공감가게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그널'은 사건의 범인이 잡히고 해결되고 마무리 되는 일반적인 범죄 수사극과 달리 우리가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될 피해자들의 아픔과 상처에 집중한다.
극중 장기미제수사팀의 팀장 차수현(김혜수)가 했던 "미제 사건이 왜 엿 같은 줄 알아? 미제 사건은 내 가족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왜 죽었는지도 모르니까 잊을 수가 없는 거야. 하루하루가 지옥 같지"라는 대사만 보더라도 이 드라마가 그리고자 하는 핵심이 담겨있다. 유가족의 상처를 보듬어 주어야 하는 게 결국 경찰과 우리가 해야 할 일임을 강조하는 거다.
'시그널'은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사건들을 모티브로 사용한다. 드라마의 첫 번째 사건이었던 김윤정 유괴사건은 1997년 박초롱초롱빛나리 유괴사건을 모티브로 했고,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은 화성부녀자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또한, 대도사건은 대도 조세형 사건과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건을 바탕으로 꾸며졌다. 홍원동 연쇄살인 사건은 엽기토끼 살인사건으로 알려진 2005년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을 가져왔고, 극중 마지막 사건이 될 인주여고생사건은 2004년 모두를 경악케 했던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시그널'은 실제 사건을 드라마에 반영함으로써 우리가 절대 그 사건과 그를 통해 상처받은 사람들을 잊어선 안 된다고 설파하고, 이러한 사건이 다시금 반복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그리는 드라마 '시그널'이 우리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드라마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시그널'은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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