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그 자체였다. 양 팀 선수단은 물론이고 팬들 역시 이 경기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승부가 갈린다면 '변곡점'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기세로 경기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후회없이 싸웠다. 다들 하얗게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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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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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팬들과 난투극을 벌일만큼 토트넘 팬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동안 아스널에게 눌렸던 자존심을 이번 경기를 통해 잡겠다고 다짐했다. '벤'이라는 이름의 한 팬은 "그동안 아스널이 잘나가는 꼴을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이번이 설움을 되갚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 홈에서 아스널을 꼭 눌러버리겠다"고 했다. 또 다른 팬이 옆에서 거들었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아스널은 치명상을 입을 것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도 그만할 때가 됐다. 우리가 오늘 그를 사지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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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화이트하트레인 주변은 암표상으로 넘쳐났다. 동양인들만 보면 달려들어 "Do you need a ticket?(너 입장권 필요해?)"를 외쳤다. 경기 전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암표 최고가는 800파운드(약 136만원)로 올라간다고 했다. 얼마냐고 묻자 암표상은 씩 웃으며 300파운드(약 51만원)라 했다.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서자 270파운드, 250파운드를 외쳤다. 경기 시작 직전 그 암표상을 다시 만났다. 표를 팔았다고 했다. 그는 "나는 토트넘의 시즌권 홀더다. 오늘 경기를 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한국이나 중국, 일본 사람들에게 훨씬 많은 값을 받고 팔 수 있다. 내 일주일치 방값은 나왔다"고 말했다. 한국 팬들도 곳곳에 보였다. 이들은 암표상에게 표를 사기도 하고, 한국인 민박과 연결된 티켓 업체를 이용하기도 한다. 아시아 축구팬들 덕분에 영국 현지에는 티켓 암시장이라는 새로운 경제 체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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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전 그리고 손흥민
아스널은 신중했다. 상대의 홈이였다. 게다가 아스널은 페트르 체흐와 로랑 코엘리니가 부상으로 결장했다. 수비에 치중한 아스널은 전반 39분 아론 램지가 선제골을 넣었다. 램지는 입에다가 손가락을 가져다댔다. '조용히 하라'는 세리머니였다. 토트넘 팬들은 아무말 없이 고개만 감싸쥐었다.
경기장 밖도 마찬가지였다.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한 팬들은 펍에서 모여 경기를 지켜봤다. 동점골 역전골이 터졌을 때는 세상 모든 기쁨을 다 누린 듯 했다.
하지만 토트넘의 환희는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 31분 아스널의 산체스가 동점골을 넣었다. 경기는 얼어붙었다.
후반 37분 손흥민이 투입됐다. 역전을 노린 공격적 변화였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담담했다.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표정이 컸다. 몇몇 한국팬들만 박수를 칠 뿐이었다. 손흥민은 추가시간까지 포함해 10여분 경기장을 누볐다. 하지만 볼을 잡기도 힘들어 보였다. 시즌 6호골 사냥에 실패했다.
희비교차
경기 후 믹스트존은 조용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1명이 더 많은데다 자신들의 홈에서 비겼다. 사실상의 패배였다. 반면 아스널 선수들은 확실히 활기찬 모습이었다. 패색이 짙었다가 승리했다. 다들 웃음을 드러내며 여유있게 인터뷰를 마쳤다. 변곡점은 결국 없었다.
런던=이 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임종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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