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수원FC와 성남FC의 '깃발더비'가 펼쳐진 수원종합운동장.
킥오프를 앞우고 경기장 주변은 진입하기 위한 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30~40분을 기다리는 것은 예삿일이었다. 선수들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과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도 경기 시작 20분이 돼서야 경기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를 본 이래 이런 열기는 처음"이라고 했을 정도다.
구단주들이 만든 판에 팬들이 화답했다. 수원FC의 구단주인 염태영 수원시장과 성남FC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SNS 설전으로 시작된 깃발더비는 경기 전부터 최고의 화제를 모았다. 이야깃거리가 있는 곳에 팬들이 모였다. 수원FC와 성남과의 경기를 찾은 팬들은 무려 1만2825명. 수원FC 창단 최다 관중이다. 경기 전부터 가변석을 설치하고 팬들 맞이에 만반의 준비를 마친 수원FC는 예상보다 많은 관중에 싱글벙글이었다. 수원FC는 시의 도움을 받아 팬들 유치에 만전을 기했다. 수원FC의 물량 공세에 성남도 밀리지 않았다. 무려 27대의 응원버스를 준비해 수원 원정에 맞섰다. 경기장 오른편에 검정 물결이 장관을 이뤘다. '어서와 REAL 수원 CLASSIC은 처음이지?'라는 성남 서포터스의 도발이 이날 경기의 치열함을 말해주는 듯 했다.
경기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양 팀 모두 조심스러웠다. 이렇다할 찬스가 없었다. 팬들도 소리지를 기회를 얻지 못했다. 후반이 되자 경기장이 들썩거렸다. 후반 15분 티아고의 코너킥이 골로 연결됐다. 성남 응원석이 뜨겁게 타올랐다. 이 시장의 웃음을 지었다. 반면 염 시장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깃발 설치를 두고 수원FC와 성남 프런트가 분주하게 논의했다. 성남이 승리할 경우 경기 종료 1시간 뒤 곧바로 가변석 옆 깃대에 성남의 구단깃발을 걸어야 한다. 6분 뒤 수원FC의 동점골이 터졌다. 김병오의 골이 터지자 염 시장이 벌떡 일어나 박수를 쳤다. 이번엔 이 시장의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난타전이 계속되자 경기장은 더욱 뜨거워졌다. 휘슬 하나, 슈팅 하나에 탄식이 이어졌다. 벤치도 바빠졌다. "수많은 경기 중 하나일뿐"이라던 김학범 성남 감독은 테크니컬 에어리어까지 나와 소리를 질렀다. 조덕제 수원FC 감독도 벤치에 앉지 못하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승자는 없었다. 준비한 깃발도 제자리에 뒀다.
하지만 이야기가 있는 곳에 팬들이 있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두번째 깃발더비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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