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동병상련이었다.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올 시즌 처음 만난 서정원 수원 감독과 노상래 전남 감독의 공통된 키워드는 골 결정력이었다.
같은 처지의 두 팀이다. 수원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포함, 4경기 무승(2무2패)이고 전남은 12일 복병 수원FC와의 홈 개막전서 0대0으로 비겼다. 모두 첫승이 절실하다.
동병상련이다. 수원은 4경기 1골-4실점에 그쳤고, 전남은 챌린지 승격팀에 무득점 체면을 구겼다. 약속이라도 한 듯 "이제 터져야 하는데"라고 입을 모은 두 감독은 각자의 해법으로 동상이몽을 꿨다.
그 해법에서 수원이 웃었다가 울었다. 수원은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전남과의 홈 개막전에서 2대2로 비기며 시즌 첫 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수원 서 감독이 내놓은 골 가뭄 해법은 아껴둔 진짜 베스트 멤버였다. 멜버른 빅토리와의 ACL G조 3차전(15일) 원정에서 아껴뒀던 권창훈 조동건 이정수, 산토스 등 7명을 대거 투입했다.
서 감독은 "어쩔 수 없이 강제로 더블 스쿼드를 잠깐 꾸렸는데 호주 원정을 쉬며 컨디션을 조절한 선수들이 뭔가 해줄 것이다"면서 "2선에서 터져줘야 한다. 물꼬가 터지기만 하면…"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노 감독은 수원FC전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스테보 등 전방 믿을맨을 의존해 한방에 올려주는 킥을 자제한다는 것. "우리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는 노 감독은 볼 점유를 오래 가져가며 세밀한 패스워크로 만들어 가는 것이 '하고자 하는 플레이'라고 설명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남의 해법이 먼저 꼬였다. 전남의 잘못이라기 보다 수원의 압박이 좋았다. 노 감독이 바랐던 볼 점유는 이·삼중 협력수비와 공간을 내주지 않는 수원 미드필더의 부지런함에 막히기 일쑤였다. 간혹 전방으로 공이 투입되더라도 수원 문전을 강하게 위협하지 못했다. 7년 만에 수원 그라운드를 다시 밟은 베테랑 이정수를 중심으로 한 포백 수비가 상대의 스테보, 오르샤를 꽁꽁 묶었다.
그 사이 서 감독의 해법이 적중하기 시작했다. 기대했던 '휴식파'가 제대로 화답했다. 전반 14분 수원 원톱 조동건의 문전 볼 트래핑 미숙으로 위기를 넘긴 전남은 2분 뒤 2선 공격진에 제대로 선방을 맞았다. 오버래핑한 양상민이 필드 왼쪽에서 길게 올려준 크로스를 권창훈이 백헤딩으로 토스하자 뒤에 있던 고차원이 골에어리어(GA) 오른쪽의 산토스에게 밀어줬고, 산토스가 오른발 대각선 슛으로 마무리했다. 멜버른전에 결장한 권창훈-고차원-산토스 2선 3총사가 빚어낸 작품같은 골이었다.
그러자 2선 공격라인의 핵심 염기훈과 조동건도 신바람을 냈다. 선제골이 터지고 8분 뒤 염기훈이 특유의 왼발 택배 크로스를 올렸다. 이 크로스는 GA 오른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조동건의 머리로 정확하게 배달됐고, 조동건은 그대로 선 자세로 여유있게 헤딩,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수원은 좋다가 말았다.
후반에는 노 감독의 해법이 통했다. 전남은 후반 들어서도 볼 점유를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30분까지 볼 점유율은 63%대37%로 전남의 우세였다. 그만큼 패스워크로 추격의 끈을 놓지 않은 것이다.
한동안 수원의 탄탄한 조직력과 완급조절을 넘지 못해 고전하는 듯했지만 수원도 체력을 잃어갔다. 경기 종료에 임박해 효과가 나왔다. 후반 36분 문전 30m 지점에서 오르샤가 기습적으로 날린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의 손을 스치며 적중했다. 계속 이어진 전남의 패스워크에 수원 미드필더가 잠깐 넋을 놓은 틈을 탄 것이다.
이에 힘을 낸 전남은 오르샤와 유고비치의 절묘한 패스워크에 이은 유고비치의 문전 쇄도 오른발 슛으로 동점에 성공했다. 결국 이날 두 감독의 해법은 모두 적중한 셈이다. 승부를 내지 못했을 뿐이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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