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를 끊기 위한 조범현 감독의 빠른 결단이 승리를 가져왔다.
kt 위즈는 2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8대3으로 승리하며 4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8승9패가 되며 다시 5할 승률에 올라설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경기 체크 포인트는 조범현 감독의 5회 선발 교체. 조 감독은 4-0으로 앞서던 5회 선발 엄상백이 흔들리자 이번에는 주저없이 홍성용으로 교체했다. 엄상백은 허경민-정수빈-민병헌에게 연속 3안타를 맞으며 1실점 했고, 주자 2명을 1루와 2루에 남겨뒀다. 조 감독은 여기서 좌완 홍성용으로 교체를 선택했다. 홍성용이 오재일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최주환에게 안타를 맞아 1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오재원을 병살 처리하며 승기를 상대에 내주지 않았다. 야구는 흐름의 싸움. kt가 대위기를 이겨내자 5회말 곧바로 이진영의 도망가는 솔로홈런이 나왔다. 이 홈런이 시발점이 되며 6회 대거 3점을 뽑아 경기를 가져왔다.
엄상백은 5회만 버텼으면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이날만큼은 냉정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앞서는 경기 5회에 선발 투수들이 흔들리며 다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놓치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 시작은 13일 고척돔 넥센 히어로즈전이었다. 잘던지던 주 권이 5회 흔들렸는데, 그의 승리 요건을 지켜주려다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17일 수원 SK 와이번스전도 마찬가지. 선발 요한 피노가 5회 햄스트링을 부여잡고 쓰러졌는데, 그가 승리 요건을 위해 계속 던지겠다고 하자 그대로 놔뒀다. 그리고 또 역전을 당했다. 불과 하루 전 비슷한 상황이 또 발생했다. 두산을 상대로 잘 던지던 주 권이 다시 5회에 흔들렸다. 4-1로 앞서던 5회 1사 1, 2루 위기서 민병헌에게 동점 스리런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5회는 동점으로 넘어갔지만, 이 홈런 한방으로 경기 흐름이 두산쪽으로 넘어갔다.
운명의 장난같이, 젊은 투수 엄상백도 5회 똑같은 위기를 맞이했다. 계속 비슷한 패턴의 경기가 반복되다 보니,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 입장에서 5회가 되면 불안감이 조성될 수 있다. 조 감독은 이를 냉정한 투수 교체로 이겨냈다. 엄상백이 승리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일단 4연패를 끊어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조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kt는 아직 엄상백, 주 권, 정성곤 등 젊은 투수들의 선발승이 없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공을 던질 날은 앞으로 많다. 팀 분위기를 상승세로 만든 후 조금 더 편한 분위기 속에 선발 등판을 한다면 승리는 가까워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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