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 형제'가 포항을 살렸다.
포항은 지난달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제주와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에서 1대0으로 이겼다. 42일만에 거둔 짜릿한 승리였다. 포항은 5경기 무승(2무3패)의 수렁에서 벗어나며 반전의 신호탄을 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하면 7경기만의 승리였다.
포항의 승부수는 스리백이었다. 4-2-3-1을 주력으로 쓰던 최진철 감독은 이날 3-4-3 카드를 꺼냈다. 흔들리던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스리백의 성패는 좌우 윙백이 쥐고 있다. 포항은 윙백들의 부진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 엇박자를 냈다. 최 감독은 박선용(26)-박선주(23) 두 형제에게 중책을 맡겼다. 최 감독은 경기 전 "수비를 두텁게 하더라도 양 측면에 있는 박선주, 박선용을 전진 배치 시켜 공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형제는 딱부러지는 활약으로 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왼쪽에 포진한 박선주는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전남과의 7라운드에서 후반 교체투입돼 공격적 재능을 과시했던 박선주는 이날도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포항의 공격을 이끌었다. 결승골도 박선주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전반 24분 김광석이 롱패스해준 볼을 박선주가 전력질주해 잡아내 크로스까지 연결했고, 이는 양동현의 헤딩 결승골로 이어졌다. 박선용도 안정된 수비와 공격가담으로 오른쪽을 책임졌다. 박선용은 후반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해 팀의 승리를 지켰다. 최 감독은 "측면이 살아나면서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박선주 박선용 형제의 활약이 돋보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형제는 박선용이 2015년 전남에서 포항으로 이적하며 한솥밥을 먹었다. 하지만 두 선수가 동시에 빛난 적은 없었다. 지난 시즌에도 둘이 함께 뛴 경기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어렸을때부터 그랬다. 성실했던 박선용이 조금 더 주목을 받았다. 2012년 전남에서 데뷔한 박선용은 K리그 신인상 후보에 오르는 등 이름을 알렸다. 2013년 우선지명으로 포항 유니폼을 입은 박선주는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잠재력을 모두 터뜨리지는 못했다. 팀이 가장 어려운 순간, 형제는 용감했다. 둘이 함께 빛나자 팀도 빛났다.
최 감독은 스리백 카드를 당분간 고수할 뜻을 내비쳤다. 박선용-박선주 형제가 함께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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