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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남자의 살인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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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충청도 남단에 위치한 작은 섬 유부도. 가로등 불빛 하나 없는 그곳에 네 명의 검은 그림자가 바삐 움직였다. 바닷가 근처에 자리를 잡은 그들은 곧장 땅을 파기 시작했다. 오래지 않은 삽질 끝에 작은 구덩이가 하나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구덩이에는 방금까지 살기 위해 몸부림쳤던 한 사람이 싸늘한 시체가 되어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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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0년 후, 눈앞에서 스러져간 동료들을 잊지 못한다는 한 남자가 나타났다. 늦었지만 이제는 제대로 사죄하고 싶다는 정씨가 '그것이 알고 싶다'를 찾아온 것이다. 정씨는 1985년, 군산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붙잡혀 유부도 땅을 처음 밟았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 그곳에는 한 번 들어가면 다시는 나올 수 없다는 '장항 수심원'이 있었다. 숱하게 반복된 낮과 밤, 그 삶과 죽음 사이에서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야수가 되기를 선택해야 했다고 정씨는 고백했다. 한때 5?18 광주항쟁의 한복판에서 진압군에 맞서던 그의 운명을 한순간에 뒤흔들어버린 장항 수심원의 실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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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니까 하늘이 다 가려지는 그런 곳이 거기 유부도예요." - 신씨 인터뷰 中
1992년부터 1997년까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장항 수심원의 참혹한 인권유린 실태를 네 차례에 걸쳐 고발했다. 수심원에 대한 제보를 받고 처음 유부도를 찾아갔을 때, 제작진은 직원들과의 거친 실랑이 끝에 어렵게 수심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진입한 철창 안은 비극 그 자체였다. 화장실도 따로 없는 독방에 한 달을 갇혀있다는 사람부터, 10년 동안 빨지 않은 이불을 덮고 고열에 시달리고 있던 원생도 있었다. 칸막이 없는 화장실을 쓰며 최소한의 인권조차 박탈당한 채로 살아가고 있던 그들. 오래도록 제작진을 경계하던 그들이 어렵게 다가와 전해준 한마디는 절박했다. 지금 당장, 구해달라는 말이었다.
장항 수심원의 실체가 방송을 통해 알려진 후, 전국이 들썩였다. 보건복지부는 한 달 뒤, 해당 시설의 폐쇄를 신속히 결정했다. 그렇게 수심원생들은 다시 살게 될 인간다운 삶에 대한 기대를 가득 안고 유부도를 떠났다. 지옥 같았던 수심원의 담장 밖으로 나온 수많은 원생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그들은 모두 인간으로서 기본 조건을 되찾아, 오늘까지 안녕한 것일까? 제작진은 이를 확인해보기 위해 수심원에서 발견한 406명의 원생 명부를 토대로 그들을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 보이지 않는 담장의 굴레
"아휴 벌써 이 세상 떠났어요. 술 먹고 방에 혼자 있다가 쓸쓸하게 죽고 말았어요." -신씨의 사촌 형 인터뷰 中
"혼자 방을 얻어가지고 있었는데 거기에서 제초제를 먹은 모양이에요." - 김씨의 지인 인터뷰 中
제작진을 기다린 것은 그들의 비극적 죽음이었다. 당시 제작진에게 자신을 꼭 구해달라고 말했던 김씨는 수심원에 대한 고통을 평생 안고 살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했다. 수심원 건물 바깥으로는 빠져나왔지만 수심원에서의 기억으로부터는 탈출하지 못 했던 것이다. 원생명부에 주소가 기록되어 있는 75명 중 사망한 원생이 16명, 생사조차 확인할 길이 없는 원생이 27명이었다. 제작진에게 수심원, 그 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줄 생존자는 없는 것일까?
제작진은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전국으로 그들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다. 얼마 후, 수심원 폐쇄 직후부터 줄곧 다른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이씨와 가까스로 연락이 닿았다. 그는 스무 살 때 처음 갇혔던 수심원에서는 나왔지만 여전히 수심원보다 조금 나은'시설'에서 평생을 보내고 있었다. 이씨는 60이 넘은 백발의 노인이 되어, 19년 전 제작진이 수심원을 찾았을 때와 꼭 닮은 이야기를 건넸다.
"고향 가서, 농사짓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어요. 나는 이렇게 주저앉고 싶지 않거든요." - 이씨 인터뷰 중
그들은 왜 아직도 '시설'에서 나오지 못하는 것일까? 정신질환자를 쉽게 배제하고, 격리해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편견이 그들을 여전히 담장 안에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번 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지만,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았던 이유로,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심원이 품고 있었을 슬픈 비밀에 대한 고민을 나눠보고자 한다. narusi@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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