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포항 시절 나를 향한 코치들의 불만(?)이 상당했다.
골키퍼 1명, 필드플레이어 6명이 들어가는 교체명단 작성 때문이었다. 나는 항상 수비수를 1명만 선택했고 나머지 자리는 모두 공격수로 채웠다. 당시 수석코치였던 강 철 코치는 매번 씩씩 거리면서 "감독님, 이러다가 수비 안되서 골 먹으면 그땐 어떻게 하실거냐"고 책임을 따지곤 했었다. 그럴 때마다 내 대답은 간단했다. "골 먹으면 공격해서 더 넣으면 되지(웃음)."
러시아를 완파한 웨일즈를 지켜보면서 내 지론은 역시 맞았다는 생각을 해본다(웃음). 웨일즈는 내가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경기를 했다. 쉴새 없이 러시아를 압박하고 볼을 빼앗으면서 '공격 앞으로'를 외쳤다. 아마 웨일즈전을 치른 러시아 수비진은 90분 내내 정신이 없었을 것 같다. 공격수 출신인 내 입장에선 피가 끓을 만한 승부였다(웃음).
러시아는 16강 진출을 위해 일찌감치 수비라인을 올린 채 경기를 했다. 웨일즈 공격수들의 빠른 발은 어느 정도 파악했겠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웨일즈는 러시아의 조급함을 잘 이용했다. 수비 뒷공간을 줄기차게 노렸다. 조 앨런과 조 레들리, 애런 램지, 가레스 베일이 톱니바퀴처럼 연계하면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모습은 정석 중의 정석이라고 볼 만했다.
사실 웨일즈의 수비는 공격 만큼의 무게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 26분 이고르 아킨페예프가 찬 골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1대1 상황을 내준 것은 경험 부족 만으로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러시아의 공격에 종종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드러낸 것도 웨일즈 수비가 그리 강력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웨일즈는 공격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수비진이 볼을 전개하면서 상대 진영으로 라인을 끌어 올리는 빌드업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간결한 공격과 마무리를 시도했다. 이러다보니 러시아가 공격이 끊기기만 하면 곧바로 웨일즈는 골과 다름없는 찬스를 만들어냈고 결국 3득점을 얻었다. 최선의 수비는 속도감 넘치는 빠른 공격이라는 점을 여지없이 증명했다.
라이언 긱스로 대변되는 웨일즈 축구는 여전히 유럽의 변방이다. 베일이라는 엄청난 재능을 보유하고 있긴 하나 전체적인 무게감은 강팀들과 견주기엔 부족함이 있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준 공격적인 플레이와 패기는 다소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는 유로2016에서 빛을 발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스포츠조선 해설위원·전 포항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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